1964년 준공, 45년간 시민 문화체육시설로 제몫 톡톡
노후화로 철거 불가피…녹지공원 등 활용방안 놓고 고심

▲ 1964년 준공 개관한 이후 반세기 가까이 시민들의 문화체육 공간으로 사랑받아온 제주시민회관이 건물노후화 등으로 내년초 철거될 전망이다. ⓒ제주의소리 DB
지난 1964년 6월30일 준공돼 반세기 가까이 제주시민들의 문화체육 공간으로 사랑받아온 제주시민회관이 내년 초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시민회관 건물 일부에 들어서 있던 이도1동 주민센터도 인근 옛 제주 병무청 자리로 이전된다.

제주시는 건물 안전진단 결과 C등급 판정을 받은 시민회관 건물이 노후화돼 안전문제가 발생할 우려와 회관 활용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 2010년 본 예산에 건물 철거비 3억5000만원을 반영하는 등 내년 초 철거할 방침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 1964년 제주시 이도1동 1700-1번지와 1563-1번지 3026.7㎡의 부지에 지상3층의 시민회관과 지상2층의 동 주민센터(동사무소)를 각각 준공해 지난 45년간 각종 문화예술공연과 체육행사장, 그리고 동 행정의 산실로 그 몫을 톡톡히 해왔다.

시민회관은 45년 전 제주지역 공공건축물의 혁신을 주도한 건축물이기도 하다. 당시 벽돌을 쌓거나 단순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건축하던 다른 공공건물과 달리 지붕의 주요부분을 철골트러스로 처리했고, 무대와 객석 사이의 넓은 공간으로 마룻바닥 부분(실내경기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간사용을 극대화 한 점 등이 당시로선 돋보이는 건축물이란 평을 듣고 있다.

그러나 현대식 문화공연장 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시민회관은 그 활용도가 점차 낮아지면서 최근에는 선거개표장 및 기타 교육장으로서 간간히 사용될 뿐 연중 문을 닫는 날이 훨씬 많은 실정이다.

특히 제주시는 지난 2007년 실시한 건물 안전진단 결과에서 사용제한 판정인 ‘D등급’을 겨우 면한 ‘C등급’ 판정을 받자 그동안 시민회관을 철거키로 내부 방침을 세우고 예산확보 등 제반 준비를 벌여왔다.

현재 내년 2월 준공 목표로 제주시 오라동에 신축공사 중인 한라문화예술회관(제주아트센터)의 개관이 머지않았다는 점도 시민회관 철거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이와 관련 제주시는 철거비 3억5000만원이 내년 예산에 반영되자 지난 달 이도1동 주민자치위원과 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1차 주민설명회를 가진데 이어 내년 1월 중 2차 주민설명회를 열고, 철거부지에 대한 주민들의 활용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지역주민들은 일단 시민회관 철거방침에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철거 후 활용방안에 대해선 구체적 의견을 내놓지 않은 상태로 2차 주민설명회와 동 주민센터 등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접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선 45년 전 최고의 기술력에 의해 지어진 시민회관이 제주 공공건축 역사의 중요한 기록물이란 점에서 철거하더라도 철골 트러스 한 부분만이라도 상징적으로 남겨 역사적 흔적을 남기는 문화 녹지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민회관 부지 활용방안은 일단 도심 속 녹지공원을 조성할 것과, 소규모 공연시설, 운동시설, 주차장 조성 등의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최종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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