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소속 파견 女공무원 허소정 씨 여성부서 감귤세일즈맨 자처
"과수원집 딸도 아닌데"...여성부 전직원에 감귤홍보 이메일 '정성'

▲ 허소정 씨 (지방행정 7급. 35) ⓒ제주의소리 DB
감귤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향 농민들의 시름을 덜기 위해 중앙부처에 파견된 한 여성공무원이 감귤 세일즈에 발 벗고 나서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여성부에 파견된 제주시 소속 공무원 허소정(행정7급. 35) 씨다.

허소정 씨는 올해산 제주감귤이 판매부진과 가격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과, 제주도 공직사회가 감귤판촉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듣고, 최근 여성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일일이 이메일을 보내 감귤효능과 당도, 제주감귤의 우수성을 상세히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감귤 판촉 활동에 나섰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여성부 공무원들은 허소정 씨의 구구절절한 감귤홍보와 고향 사랑에 감복, 감귤을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여성부 공무원은 그녀를 두고 ‘제주감귤 홍보대사’라는 별칭도 지어줄 정도다.

이 같은 허소정 씨의 노력으로 감귤 257상자(10kg 포장)가 금세 주문이 이어졌고, 맛을 본 여성부 직원들은 추가로 감귤을 주문하는 등 지금까지 총 300여 상자의 올 해산 제주감귤을 혼자 힘으로 판매해 귀감을 사고 있다.

강택상 제주시장도 1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어려움에 처한 감귤농가에게 허소정 씨 같은 자발적인 공무원들의 소식은 가뭄에 만난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모든 공직자에 귀감이 돼 올 해산 감귤홍보가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허소정 씨를 잘 아는 모 간부 공무원은 “중앙부처에 파견된 공무원이어서 사실 고향과 떨어져 있음에도 누가 시켜서 했다면 그런 관심과 정성을 보이지 못했을 것”이라며 허 씨의 '자발성'을 높이 산 후 “과수원집 딸도 아닌데, 여성부 직원들에게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아 제주감귤 판촉 이메일을 일일이 보냈다는 소식을 잘 아는 여성부 직원으로부터 전해 듣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허소정 씨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제주도 공무원들이라면 누구랄 것 없이 다 앞장서서 제주감귤을 판매하고 있는데, 중앙부처에 나와 있다고 해서 저만 뒷짐질 수 있나”라며 “단지 여성부 직원들과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감귤 조금을 팔았을 뿐”이라면서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허소정 씨는 현재 미혼으로 여성부 복지지원과 산하 여성사 전시관에 지난해 10월부터 파견 근무 중이다.

한편, 제주시는 올해산 감귤 제값받기 운동을 벌여 국내 교류도시, 자매결연 기관 등 전국을 상대로 감귤 세일즈를 추진, 15일 현재 약 5만여 상자(10kg)를 판매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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