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니'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베를린=AP·로이터/뉴시스] 윤근영·진현철 기자 = 터키 영화 ‘허니’가 제60회 베를린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세미 카플라노글루 감독의 허니는 20일(현지시간)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베를린영화제에서 작품상인 황금곰상을 따냈다. 음악 없이 약간의 대사와 플롯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는 벌꿀을 채집하다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 위험을 무릅쓰고 숲 속으로 들어가는 6살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니는 카플라노글루의 2007년작 ‘에그’와 2008년작 ‘밀크’에 이은 자전적 3부작 마지막 편이다. ‘가족의 이별과 재회’를 주제로 한 올해 베를린영화제 작품들 가운데 긍정적인 삶을 강조한 영화 중 하나였다.

70년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스위스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고스트 라이터’로 은곰상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불참한 폴란스키를 대신해 프로듀서가 대리 수상했다.

차점작인 심사위원상은 루마니아의 ‘휘파람을 불기 원하면 휘파람을 분다’(If I Want To Whistle, I Whistle)가 받았다. 이 영화는 영화 예술의 새로운 조망을 제시한 작품에 주는 알프레드 바우어상까지 2관왕에 올랐다. 동생을 이탈리아로 떠나보내려는 어머니를 말리기 위해 감옥을 탈출하는 10대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러시아의 ‘내가 올 여름을 끝낸 방법’(How I Ended This Summer)은 3개 상을 배출했다. 감독 알렉세이 포포그렙스키가 뛰어난 아티스트상을, 배우 그리고리 도브리긴과 세르게이 푸스케팔리스가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웃나라 중국, 일본 영화도 경쟁부문 수상 쾌거를 달성했다. 개막작으로 상영된 중국 왕추안안(王全安) 감독의 ‘단원(團園)’은 은곰상인 각본상을 받았고, 일본 와카마츠 코지 감독 ‘무한궤도(Caterpillar)’의 데라지마 시노부는 제2차 중일 전쟁에 참전했다가 양팔을 잃은 남편을 돌보는 아내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가져갔다.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11~21일 열렸다. 공식 경쟁·비경쟁 부문에 26편이 초청됐으며, 이 중 20편이 금곰상을 놓고 경합했다. 우리나라 영화는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 등 9편이 초청됐다.

지난해에는 격동의 페루 역사를 그린 ‘슬픔의 젖줄’이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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