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안지형 무시한 도로 난개발로 겨울철 모래피해 ‘반복’
제주시, 마땅한 대책 없어 ‘전전긍긍’…예산낭비 ‘땜질’

제주시 구좌읍 월정 해안도로가 무분별한 해안도로 개설 등 난개발로 인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구좌읍에 따르면 월정 해안도로는 매년 겨울철이면 강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해안가 백사장 모래가 심하게 날리면서 해안도로에 모래더미가 쌓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인근 주택지가 모래먼지에 의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구좌읍은 겨울철 월정포구 인근 백사장에서 모래날림 현상에 의한 주택지 피해와 해안도로 차량통행 지장이 자주 초래됨에 따라 이를 개선해줄 것을 제주시에 정식 건의했다.

▲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가 자연지형을 무시한 무분별한 도로개설로 매년 겨울철 모래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겨울철 북서풍 바람과 파도로 밀려드는 모래에 의해 교통사고 위험 등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책마련이 쉽지않아 보인다. 해안도로가 밀려든 모래더미와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 ⓒ제주의소리

오남석 구좌읍장은 4일 열린 제주시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월정 해안도로 모래피해에 대한 방지 대책 등 영구대책 마련을 시 본청에 공식 건의했다.

이날 구좌읍에서 건의한 월정 해안도로 모래 피해방지 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제1안으로 전문가 용역 후 방파제를 추가 설치하는 등 영구적 대책마련이고, 제2안으로는 해안변 목재펜스 설치 및 겨울철 모래방지 임시 차폐시설을 설치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제2안에 대해선 해안변에 설치된 방호석을 우선 제거한 후 문제가 되고 있는 약 200m 구간에 목재펜스를 설치, 겨울철 바람에 모래가 도로위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임시 차폐시설을 마련해 민원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건의했다.

▲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 한쪽 차선이 해안에서 밀려든 모래로 마치 백사장을 연상케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와 관련 제주시장 직무대리 박승봉 부시장은 건설과와 해양수산과 등 관련부서에 “구좌 월정 해안도로가 모래쌓임 현상으로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해당부서는 구좌읍장과 협의해 신속하게 민원해결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구좌읍도 해안도로변 목재펜스 및 차폐시설 설치에 따른 사업비 5000만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해줄 것을 제주시에 건의했다.

그러나 구좌읍 주민 A씨는 “월정리 해안도로 모래 쌓임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해안도로 개설후 겨울철이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며 “지난 1990년대 도로개설 당시부터 해안지형을 무시한 채 모래사구에다가 무분별하게 도로를 낸 결과다. 매번 겨울철마다 쌓인 모래를 치워내는 사후약방문식 땜질 처방에 불과하고 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자연환경을 무시한 난개발 해안도로 개설로 교통사고 위험과 주민피해 속출, 땜질처방에 의한 예산낭비가 이어지고 있지만 행정에선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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