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피겨 여제' 김연아(20. 고려대)가 다시 한번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김연아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리는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은 김연아에게 있어 '피겨 여제'의 자리를 확고히 하는 시즌이었다.

김연아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09~2010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역대 최고점인 210.03점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도 김연아는 우승을 차지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우승은 김연아의 차지였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을 실수해 2위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프리스케이팅에서 123.22점을 얻어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주변의 커다란 기대 속에 출전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자신의 어깨에 얹혀진 부담감을 모두 털어내고 새 역사를 썼다.

▲ 김연아 '피겨여왕은 나야!'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78.50점)을 작성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역대 최고점(150.06점)을 받아 228.56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시 역대 최고점을 기록하며 우승했던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하고 있다.

김연아의 컨디션은 좋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잠시 겪었던 마음고생마저 털어낸 상태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주의해야 할 인물은 설욕을 다짐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0. 일본)다.

상대전적에서 5승 7패로 뒤쳐져 있는 아사다는 올 시즌은 김연아에게 완패를 당했다.

아사다의 올 시즌은 우울했다. 장기인 트리플 악셀을 제대로 뛰지 못하면서 암울한 시즌을 보냈다.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에서 김연아에게 금메달을 내주고 2위에 그친 아사다는 2차 대회에서 자신의 역대 최저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올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회복한 아사다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주무기인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또 다시 김연아에게 완패를 당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에게 밀려 2위에 그친 아사다는 김연아 바로 뒤 순서로 연기를 펼친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의 점수에 부담이 커진 듯 실수를 범했다.

은메달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사다는 눈물을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금메달리스트 김연아와의 점수차는 23.06점에 달했다.

아사다는 올림픽이 끝난 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놓쳤으나 굵직한 대회에서 '반드시 김연아를 이기겠다'는 다짐이었다.

아사다가 김연아에게 완패를 당하며 '라이벌'이라는 단어가 다소 무색해진 상태이지만 그래도 아사다는 김연아에게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대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이룬 만큼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하겠다"고 했다.

'편안한 마음'의 김연아가 비장한 각오로 나선 아사다를 다시 한 번 이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여유'를 방심이라는 독이 아니라 이점으로 만드는 것은 김연아의 몫이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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