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20·고려대)가 올 시즌 쇼트프로그램 최저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김연아는 27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0.30점을 얻어 7위에 그쳤다.

이는 올 시즌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최저점이다.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 실수를 저질렀을 때 받은 65.64점보다 낮은 점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28.56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로 금메달을 따냈던 김연아는 부진을 면치 못해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졌다.

▲ 김연아 '생각보다 안 풀리네'

이날 55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51번째로 빙판 위에 오른 김연아는 검은색 드레스를 차려입고 영화 007 테마곡 메들리에 맞춰 율동을 시작했다.

첫 번째 구성 요소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트리플 플립을 뛴 뒤 착지에서 비틀거렸다.

평정심을 찾지 못한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에서 다시 흔들렸고, 스파이럴 시퀀스에서도 비틀거리며 연기를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처리하며 숨을 고른 김연아는 플라잉 싯스핀과 직선스텝 시퀀스를 깨끗하게 소화해냈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끝낸 김연아는 총 쏘는 동작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지었다.

김연아가 연기를 끝낸 뒤 관중들은 '피겨 여제'가 보여준 의외의 연기에 일순간 침묵했고, 점수가 발표되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나가수 미라이(17·미국)는 70.40점을 얻어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나가수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190.15점을 얻어 4위에 등극, 신예로 떠오른 선수다.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0·일본)는 68.08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에게 23.06점 뒤져 은메달에 머무는 등, 올 시즌 완패를 당해 설욕을 재차 다짐했던 아사다는 나가수에 2.32점차로 2위에 오르면서 세계선수권대회 두 번째 우승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가면 무도회' 음악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 첫 번째 구성요소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트리플 악셀의 회전수가 부족해 다운그레이드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아사다는 흔들리지 않고 나머지 연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해 무난히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김연아와 함께 출전한 '차세대 기대주' 곽민정(16·군포수리고)은 47.46점으로 23위에 올라 간신히 상위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따냈다.

47.46점은 곽민정에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점수다. 경기 후 점수를 확인한 곽민정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월 말 시니어 데뷔 무대였던 2010 4대륙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53.68점을 얻었던 곽민정은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도 53.16점을 획득한 바 있다.

곽민정은 이날 첫 번째 구성요소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다가 엉덩방아를 찧어 점수가 크게 깎였다.

jinxijun@newsis.com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