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과장 "'확인안된 돈 있다" 유력인사 연루설 공개
수사2계장, 4시간만에 상관 발언 뒤집어 의혹증폭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 친동생의 이른바 '돈뭉치 사건' 동영상 수사와 관련해 경찰의 설명이 불과 4시간만에 바뀌는 등 혼선을 빚었다.

특히 수사를 지휘하는 제주경찰청 수사과장과 직접 수사를 맡은 수사2계장의 발언이 전혀 달라 혼란을 부추겼다.

제주지방경찰청 고석홍 수사과장은 7일 오전 11시10분께 제주청 기자실을 찾아 문제의 동영상 수사의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고 과장은 "동영상을 촬영한 김모씨의 계좌에 돈이 입금된 것이 확인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돈을 입금한 사람은 이름만대면 알 수 있는 유력인사"라고 밝혔다.

또 고 과장은 "돈은 동영상 촬영 직전에 김씨의 계좌에 입금됐다"며 "입금한 인사는 큰 틀에서 공직자로 이름만 대면 다 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씨와 함께 동영상을 촬영한 S씨에 대해 검찰에 구속지휘를 올렸다"며 구속영장 신청 방침을 시사했다.

고 과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돈뭉치 사건 동영상을 촬영하는 데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유력인사가 개입했다는 것으로,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불과 4시간만인 오후 3시께 윤영호 수사2계장은 수사 브리핑을 갖고 고 과장의 발언을 뒤집었다.

윤 계장은 "검찰과 구두로 협의했고,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며 "금품 제공도 김씨와 S씨 사이에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윤 계장은 "김씨가 그 후보(우근민)가 좋아서 자기 사비를 털어서 (동영상을 촬영하게)했다고 자백했다"며 유력 인사 연루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 윤 계장은 '수사과장 발언과 다르다'는 질문에 "내가 이 수사 책임자이자 지휘자로 과장님이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대화 중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확인되지 않은 돈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유력인사 개입설에 대해 윤 계장은 "전혀없다. 범죄와 관련되지 않은 것은 말을 할 수 없다"며 "수사과장에게 그런 보고를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수사과장은 직원들의 수사를 지휘하고 보고를 받는 자리이다. 게다가 수사지휘를 받는 계장이 직속 상관의 발언을 정면 부인하는 건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매우 민감한 사안을 두고 경찰의 설명이 4시간 사이에 바뀌면서 갖가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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