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 ‘그린MICE산업 발전방향’ 지역발전포럼

▲ 24일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이 마련한 지역발전포럼이 송재호(가운데) 제주대 교수 좌장으로 열렸다. ⓒ제주의소리
굴뚝없는 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산업, 그중에서도 꽃인 ‘MICE산업’은 알고보 면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다. 제조업에 대비해 굴뚝없는 산업이라고 표현했을 뿐, 실상을 드려다 보면 관광도 꽤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 중 하나다. 굴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린’도 아니다.

국가광역경제권사업인 MICE를 선도산업으로 이끌고 있는 제주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세계적 추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저탄소 녹색성장인 ‘Green MICE'로 하루 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5일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 제주전략산업기획단 주최로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지역발전포럼’에서 김대관 경희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은 이제 세계적 패러다임으로 MICE도 예외일 순 없다”면서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동시에 기후변화에 민감한 MICE산업을 시급하게 저탄소 녹색성장 ‘그린마이스(green MICE)'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논의는 1992년 6월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 처음으로 제기된 이후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 발리로드맵을 거쳐 2008년 7월 G8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으며, 우리나라는 1998년 ‘지후변화협약 제1차 종합대책’이 수립된 이후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국가성장전략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언했다.

▲ 주제발표에 나선 김대관 경희대 교수는 이제 MICE산업도 하루 빨리 저탄소 녹색성장 이슈를 편입시킨 그린MICE 로 나가야 한다고 제주에 조언했다.
MICE(관광) 산업은 지구 전체에서 CO2 배출량의 5% 차지하며, 국가배출량과 비교하면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항공기에서 배출되는 CO2가 MICE분야의 40%, 자동차가 32%, 그리고 냉난방을 사용해야 하는 숙박시설이 21%를 차지한다. 관광산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MICE를 선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제주입장에서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대목이다.

UNWTO(세계관광기구), UNEP(세계환경계획), WMO(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MICE(관광)분야 CO2배출량은 당일 관광을 제외하더라도 2035년에는 현재보다 약 3배 증가한 3057Mt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은행 2007년 지표만 보더라도 MICE산업은 물과 에너지 다소비 산업으로 매출액 대비 수도광열비 비중이 1.07%으로, 제조업에 비해 매우 높고, 서비스업 중에서도 가장 높다.

김대관 교수는 “기후변화는 냉난방과 물, 보험비용, 음식 등 다양한 분야의 분용비용에 큰 영향을 끼치며, 참가자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선호도 변화에 따라 MICE목적지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몰디브 섬이 기후변화로 없어져 버릴 수 있다는 건 MICE를 넘어 국가 생존에 관한 문제라는 점도 덧붙였다.

세계관광기구(UNWTO)나 그린빌딩국제협의체인 GBC, 세계환경계획(UNEP) 등에서 그린MICE와 관련한 각종 인증제를 도입하고,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부가 저탄소형 녹생행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컨벤션센터는 이미 빠르게 그린 MICE로 전환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 PALEXPO, 일본 동경 TOKYO BIG SIGHT,  캐나바 밴쿠버 VC&EC, 호부 벨버른전시컨벤션센터, 미국의 피츠버그 컨벤션센터와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 등 세계적인 컨벤션센터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내부 행동강령을 채책해, 환경전략회의를 정기적으로 열고, 물품을 구매할 때 친환경성을 기준으로 삼고, 에너지와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또 전시장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센터 전체를 그린빌딩으로 바꾼다. 또 음식물 등 각종 폐기물을 줄이고, 일회용 컵이나 식기 캔, 통조림 등 제품 사용을 지양한다.

캐나다 컨벤션센터는 모든 테이블 탁자와 식탁 표면을 멜라민으로 교체해 더 이상 데이블보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싱가폴 컨벤션센터는 아예 처음부터 주름진 의자커버를 사용해 다림질을 하지 않고 있기도 하다.

또 일부 국제학술행사에선 책자가 사라지고 USB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국관광학회가 7월 전북에서 여는 제68차 국제관광학술대회에서 학술대회 발표책자를 만들지 않고, 발표자료를 담은 USB를 주려는 것도 이 같은 취지다.

▲ 24일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이 마련한 지역발전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대관 경희대 교수는 이제 MICE산업도 하루 빨리 저탄소 녹색성장 이슈를 편입시킨 그린MICE 로 나가야 한다고 제주에 조언했다.
▲ 24일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이 마련한 지역발전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대관 경희대 교수는 이제 MICE산업도 하루 빨리 저탄소 녹색성장 이슈를 편입시킨 그린MICE 로 나가야 한다고 제주에 조언했다.
김대관 교수는 “탄소중립 관점에서 MICE기업이나 기관이 탄소완화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MICE상품과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주지 않은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아무리 저탄소녹색성장 취지에 공감한다 하더라도 상품이나 서비스에 불만족을 준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린MICE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방향으로 첨단기술을 갖춘 연령이 낮은 항공기와 저탄소 배출 하이브리드카 사용을 장려하고, 숙박시설은 지을 때부터 환경적 요소를 감안하고, 여행사는 탄소표시제 및 저탄소관광상품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들로 이제는 태도를 바꿔 여행횟수를 줄이되 체류는 길게 하며, 항공여행은 가급적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항공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제주입장에선 그린MICE가 불리할 수도 있지만, 환경과 경제가 상충된다는 고정관점을 극복해 환경이 경제성장을 선도하고, 성장이 환경을 개선하는 선순화의 발전양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태관광의 메카로 불리는 코스타리카가 생태적 숙박시설을 이용해 경제적 수익을 올리고, 이제는 국가적 브랜드가 된 성공적 사례를 제주가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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