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제주 도내 234개 중소기업 설문조사서 제2금융권 7.0% 불과

제주지역 중소기업 자금조달의 82.6%가 은행을 통한 차입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은행 경영여건 변화에 따라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악화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지난 3월 8일부터 4월 9일까지 도내 23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이용 현황 설문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제주지역 중소기업 자금조달구조가 82.6%에 달해 제2금융권으로부터 자금조달 비중은 단 7.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은은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크게 미흡하고 관계형 금융이 원활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 차입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은행의 경영여건 변화에 따라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크게 영향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형 금융이란 금융기관이 기업과의 오랜 거래관계를 통해 축적된 다양한 재무적.비재무적 정보와 유대를 기반으로 대출여부와 조건을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신용대출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은은 예금은행 및 제2금융권을 통한 자금조달 중 담보 및 보증대출 비중은 각각 67.4%, 59.5%로 집계했고, 신용대출 비중은 불과 23.1%에 그친 것으로 조사했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적은 도.소매업, 음식.주점업 등 소상공 중소기업이 많은 제주지역 산업구조 특성상 부동산 담보대출 관행은 결국 중소기업의 부담만 커짐으로서 상황에 따라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 등에 따른 대출 조기회수로 기업의 자금사정 악화, 금융기관 부실여신 증가, 수익성 악화 등의 악순환은 당연한 문제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은제주본부는 도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개선방안으로 우선 관계형 금융의 활성화를 꼽았다.

즉 지역금융 중개기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계형 금융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기관은 거래 중소기업과의 유대를 기반으로 한 신용정보 축적과 활용에 노력하고, 정책당국은 이같은 금융기관에 대해 도금고 지정, 정책자금 취급 확대 등 인센티브를 적극 제공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인 제2금융권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할 경우 중소기업의 은행차입 의존도가 낮아져 은행의 대출여건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악화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 3월말 현재 제주지역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약 3조7000억원으로 총대출금 5조8000억원의 63.2% 수준으로, 이는 전국 15개 광역시도 중 경남(64.7%)과 경북(64.7%)에 이어 전국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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