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국어 교사가 쓴

▲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표지 ⓒ 사계절 '청소년,시와 대화하다'
요즘 소통이란 말을 자주 한다. '어떤 것이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는 소통은 사회적 소통 뿐 아니라,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도 아주 중요하다. 그 이유는 잘 통하는 사람들끼리만 집단이 형성되며, 잘 통하는 사람들끼리만 그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의 변화와 함께 소통의 도구도 다양해졌다. 디지털시대에 접어들면서 예전의 아날로그적 소통이 아니라, 초고속 소통이 많아졌다. 그렇다보니 자연적으로 '대화'로 전달되는 감정은 메말라 갈 수밖에 없다.

참된 교육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런 와중에 현직 국어 교사가 '시를 통한 대화의 창구'란 책을 펴냈다. 그 주인공은 지난 7월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김규중 저, 사계절 펴냄)를 펴낸 현직 국어 교사 김규중.

"국어 교사로 시를 가르치는 즐거움으로 살아갑니다. 학생들도 시를 배우면서 생각과 느낌을 더 크게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수업은 매번 아쉬움으로 끝나고 더 좋은 방법과 내용을 고민하며 다음 수업을 준비하게 되죠. 교사로 자신을 단련하게 하기 위해 이 책을 발간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된 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김 교사는 청소년들과 시를 통해 대화한다. "수업시간 교사가 시를 해설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히는 그는 책을 통해 시의 느낌, 의미, 주제에 대한 생각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독특한 책 구성...시와의 대화 통해 공감대 형성

▲ 김규즁 '청소년,시와 대화하다'의 저자 ⓒ 김강임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는 책의 구성도 독특하다. 세간에 잘 알려진 60편의 시를 초대하여 '시와 만나기', '시와 친해지기', '주체적으로 읽기'를 통해 끊임없이 대화를 창조하는 열정이 돋보인다.

먼저 '시와 만나기'는 '정지용의 말'에 대한 시를 서두로 20편의 시를 초대해 두 명의 학생들과 자연스런 대화를 이어 나간다. 그러다보니 대화를 통해 공감대 형성이 되고 작품을 통해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터득하기 어려운 부분은 김 교사가 개입해 대화의 조정자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더욱이 대화의 인물로 실제 인물을 등장 시킨 것이 주목할 만하다.

'시와 친해지기'에서는 '백석의 수라'라는 시를 비롯한 20편의 작품을 통해 시가 함축하고 있는 깊이를 캐내 청소년들과 공감하는 교수학습 방법이 이색적이었다. 특히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아픔,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을 개방적 질문을 통해 깊이 있게 심취할 수 있는 대화 방법으로 엮어 놓았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시 노트'를 통해 대화의 내용을 간추린 점이다. 화자는 '주체적으로 읽기'에서 상징적 의미를 심도 있게 다루기도 했다. 시속에 숨겨진 언어, 감각, 감수성을 반항하지 않고 자연스레 대화를 통해 전달하는 교수학습의 형태가 독특하다.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라는 책은 디지털 시대에 놓치기 쉬운 아날로그적 발상에 귀 기울였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읽어야 할 시를 초대하여 공감하고 학습하는 수업의 접목이야말로 주체성 성장에 각광 받을 것이다.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과, 시를 이해하는 청소년 간 또 하나의 소중한 교과서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김규중지음/(주)사계절출판사/12,000원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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