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 교수가 말한 『탐라기행』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와 제주상공회의소가 주최하고 탐라문화연구소와 글로벌제주상공인대회조직위가 공동주관하는 일제침탈 100주년 기념 ‘타자가 본 제주도, 그리고 100년의 역사’ 국제학술대회가 9월17일부터 10월13일까지 한달동안 세 차례에 나눠 제주롯데호텔과 제주대학교에서 진행됩니다. <제주의소리>는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협조를 얻어 17~19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제1부 학술대회 ‘주변 국가에서 본 제주도’ 발표내용을 탐라문화연구소의 협조를 얻어 사전에 보도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일본 국민작가 시바 료타로가 1985년 제주를 두 차례 방문하고 쓴 기행문 '탐라기행'.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 1923~1996)는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국민작가다. 『료마가 간다』, 『성채』 등 역사적 사실에 현대적인 해석을 가한 역사소설의 새 분야를 개척했다. 『탐라 기행』은 시바 료타로가 『길을 가다(街道をゆく)』기행문 시리즈의 28번째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은 한국 기행문인 『한나라 기행』이다.

시바 료타로는 『탐라기행』을 위해 1985년 10월에 6박7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에 온다. 제주출신 역사학자 강재언 교수, 현문숙씨, 장준석씨, 화가 수다 고구타(須田剋太 すだ こくた)씨 등이 동행했다. 

제주도는 작아서 6박7일이면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제주도 기행에서 없어서는 안될 해녀와 무당 취재를 위해 그해 12월 두 번째로 제주를 방문했다. 이 때는 제주대 현용준 교수와 김영돈 교수가 안내했다.

신재경 일본 成美大 교수는 17일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타자가 본 제주도, 그리고 100년의 역사’ 국제학술대회에서 ‘시바 료타로의 <탐라기행>’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시바 료타로의 눈에 따르면 제주는 주변이 아닌, 중앙”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제주가 낳은 석학 강재언 교수는 시바 료타로의 사관(史觀)을 주변사관(周邊史觀)이라고 평하고 있는데, 중앙에서 주변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중앙을 보는 것이고, 주변에서 주변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한양)에서 제주도를 본다면 변방중의 변방으로, 이 변방 제주도가 한양과는 무엇이 다른지, 또 어떤 다른 생활을 하고 살고 있는가를 시바 료타로는 생각했다는 것이다.

“조천 연북정을 보면서, 제주도는 사람 버리는 땅을 생각했을 것이고, 유배된 그들의 마음을 헤아렸을 것이다. 무당과 해녀를 보면서, 한양에서 본다면 또 유교(주자학)에서 본다면 천하디 천한 쌍놈의 사는 땅을 생각했을 것이다. 한라산을 보면서, 산 굽이굽이마다 신이 사는 신의 땅을 생각했을 것이다. 평화스럽게 풀을 뜯는 제주도 몽고말을 보면서, 중국대륙에도 한반도에도 일본에도 없는, 몽고 초원을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시바 료타로는 변방이 중앙을 지배했던 시대가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변방 몽고족 원나라가 되여 광활한 아시아는 물론 유럽근처까지 지배했고, 변방 만주족이 청나라가 되여 중국을 지배했으며, 중화 문화를 꽃피운 때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신 교수는 “당시는 변방 제주도 였지만, 지금은 동북아시아의 중앙”이라면서 “제주도를 중심으로 지도를 보면, 동북아시아의 중앙”이라고 강조했다.

비행기로 서울은 1시간이며, 일본 구슈(九州)는 50분이며, 일본 오사까(大阪)는 1시간30분이며, 중국의 최대 도시 상하이(上海)는 1시간으로 “시바 료타로는 제주도가 변방이 아니라 중앙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시바 료타로와 강재언 교수의 만남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 신재경 교수
1970년부터 서로 교제가 시작이 되면서, 오사카라는 좁은 지붕 안에 있기에 그들의 교류는 더 두터워 진다.  시바 료타로가 한국에 가졌던 흥미는 고대사였지만, 강재언 교수를 만나면서 조선시대로 호기심이 변하고, 특히 조선시대 유교에 대해 아주 흥미를 가지게 된다. 

 『탐라 기행』속에 강재언 교수의 『조선의 개화사상』이야기가 상당수 나오고 있는데, 시바 툐타로가 강 교수의 책을 통해 한국 유교를 상당히 공부한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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