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농구선수권] 한국, 특유 근성으로 브라질에 역전승

▲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뉴시스>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한국이 브라질을 꺾은 것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의 첫 번째 이변이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24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제16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조별예선 C조 첫 경기에서 브라질을 꺾은 한국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임달식 감독(46)과 이호근 코치(45)가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은 23일 체코 브르노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김지윤(34)이 경기 종료 6.8초를 남기고 스틸에 이은 레이업슛을 성공해 61-60의 극적인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하은주(27), 최윤아(25), 김정은(23)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 이탈로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대표팀은 특유의 끈끈한 근성을 앞세워 FIBA 랭킹 4위의 브라질를 제압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활약 중인 에리카 드소자(28. 애틀랜타)가 전력의 핵 역할을 한 브라질임을 감안하면 놀라움은 더욱 크다.

FIBA는 브라질 입장에서 이날 패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데자부(deja vu)'라고까지 표현했다. 브라질은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도 한국의 '1승 제물'이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위라고 평가되는 브라질이지만 한국만 만나면 작아지는 징크스가 생긴 셈이다. 한국은 FIBA 랭킹에서 브라질보다 다섯 계단 아래인 9위다.

여의치 않은 상황을 최대한 활용한 임달식 감독의 전략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임 감독은 브라질의 큰 신장을 상대하기 위해 존디펜스를 적극 활용했고 딱 들어맞았다.

카를로스 콜리나스 브라질 감독은 "한국은 상대하기에 매우 껄끄러운 상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한국의 존디펜스로 인해 우리의 공격에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선수들은 매우 빠른데다 수비에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며 턴오버 19개, 외곽슛 난조의 원인으로 한국의 수비를 꼽았다.

브라질은 3점슛 21개를 시도해 3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률은 14.3%.

임 감독은 "브라질 선수들이 우리보다 크기 때문에 맨투맨 수비를 했다면 어려운 경기가 됐을 것이다. 존디펜스가 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체코는 영광의 땅이다. 체코에서 열린 196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태극낭자들은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뒀다.

이제 겨우 1승이지만 선배들이 그랬듯이 후배들 역시 43년 만에 '영광의 땅' 체코에서 '여랑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팀은 24일 오후 10시15분 같은 곳에서 스페인과 2차전을 치른다. SBS스포츠가 생중계한다.

ero020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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