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부상 병동'이나 다름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 여자농구대표팀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여자농구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체코 브르노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제16회 세계선수권대회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아쉽게 69-84로 졌다.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거둔 극적인 역전승의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했지만 여전히 세계 강호를 상대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다.

변연하(30. KB국민은행)와 박정은(33. 삼성생명)의 3점슛이 폭발한 1쿼터에서는 한때 21-13까지 앞서며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5위 스페인의 숨통을 조였다. 경기 종료 7분여를 남기곤 5점 차(56-61)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결과론적이나 2쿼터에서 박정은이 부상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스페인 역시 태극낭자들의 기량을 겸비한 근성 있는 플레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스페인의 포워드 안나 몬타나나(30)는 "브라질을 꺾은 한국의 분위기는 상승세였다. (한국이) 강인했기에 우리는 40분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몬타나나는 스페인 선수 중 가장 많은 37분을 소화하며 15점, 4어시스트를 올렸다.

스페인은 12명 엔트리 중 5명이 미국프로농구(WNBA)에서 활약하거나 과거에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특히 28점, 15리바운드로 한국의 골밑을 무력화한 산초 리틀(27. 애틀랜타 드림)은 지난주 WNBA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르고 온 괴물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주눅 들지 않고 약속된 플레이와 적극적인 수비를 통해 시종일관 스페인을 괴롭혔다.

몬타나나는 "한국 선수들은 모두가 모든 것을 했다. 모두가 슛을 쏠 수 있었고 모두가 시종일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며 "정말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이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첫 경기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된 브라질의 카를로스 콜리나스 감독 역시 "한국은 상대하기에 매우 껄끄러운 상대"라며 "한국 선수들은 매우 빠른데다 수비에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고 높이 평가했다.

12명 엔트리 중 이미선(31. 삼성생명), 임영희(30. 우리은행), 정선화(25. 국민은행), 박정은이 부상으로 뛰기 힘들게 되며 가용 인원은 8명 뿐이다.

절박한 상황이지만 한국 여자농구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경기를 치를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25일 오후 10시15분 C조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말리와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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