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성장률도 전국 6.7% 대비 1.7%p나 크게 낮아”
한은제주, “제주산업구조에 맞는 금융역할 정립 시급”

제주지역 금융업의 타산업에 대한 생산유발효과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유발효과 역시 역내 여타산업에 비해 매우 낮게 조사됐다.

금융업의 전후방 연쇄효과 역시 타산업 생산에 영향을 주기보단 오히려 타산업 생산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제주본부가 14일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조사 결과, 이처럼 제주지역 금융업은 생산유발 및 취업유발 효과가 매우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 전국 각 지역 산업별 생산유발계수 ⓒ제주의소리
▲ 전국 각 지역 산업별 취업유발계수(명/억원) ⓒ제주의소리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제주 금융업의 위상은 2008년 제주지역 GRDP에서 금융업 비중이 5.7%로, 전국 6.6%보다 낮은 수준이고,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제주지역 금융업의 연평균 성장률도 5.0%로 전국 6.7%에 비해 1.7%p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제주지역 금융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지방평균 성장률 5.7%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다만 다른 8개 도에 비해 특화정도가 2008년도 부가가치 기준 제주지역 금융업의 입지계수(특정지역의 특정산업비중/전국의 특정산업비중)는 0.856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제주지역 GRDP 성장에 대한 연평균 기여도는 0.28%p로 전국 0.41%p에 비해 0.13%p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 시도별 금융업 연평균 성장률(2001~2008년)  ⓒ제주의소리

이처럼 제주 금융업은 타지역보다 특화정도를 나타내는 입지계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성장에 대한 기여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신 비중이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이 도내 자금수요 부족으로 자금을 역외로 운영하고 있는 실정으로, 기업의 영세성 등은 새로운 자금수요처 발굴에도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타지역과 산업구조 등이 크게 다른 제주경제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반적 형태의 금융중개방식은 지역사회 수요와 맞지 않을 우려가 있어, 제주경제 특성을 고려한 금융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부분 기업규모가 영세한 상황에서 자금유출을 축소하고 역내 자금수요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선 국제자유도시 조성사업, MICE산업 등 지역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성장전략사업의 지속적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주지역 금융기관의 총여신 규모와 총여신 성장률도 크게 낮았다.

2009년말 기준 제주지역 금융기관 총수신은 16조5000억원이고, 총여신은 10조6000억원으로, 각각 전국 총수신 1997조, 총여신 1325조3000억원에 비해 1%에도 못 미친 0.8% 수준으로 나타났다.

2009년 말 총여신 성장률 역시 2005년 대비 22.4%(10조6000억원)로 전국 55.9%(1325조3000억원)에 비해서도 매우 낮았다. 이는 지난해 파산한 으뜸상호저축은행의 부실자산이 가교은행인 예쓰저축은행으로 이관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선 제주도내 자금이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해 역외유출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대책도 세워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은제주본부는 도내 기업규모가 대부분 영세한 상황에서 자금유출을 축소하고 역내 자금수요를 확대하기 위해선 국제자유도시 조성사업, 마이스 산업 등 지역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성장전략산업의 지속적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한은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지역 실물경제는 다른 지역과 달리 농림어업, 도소매.음식.숙박업의 비중이 높은 독특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제주지역 산업구조에 부응한 금융의 역할 재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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