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N7W만들기 프로젝트] 인터넷·전화투표, 접근성 ‘제로’
영어 등 5개 언어만 서비스…한국 등 11개국 접근성 보장 안돼

정확히 1년이 남았다. 생물권보존지역 및 세계자연유산에 이어 세계지질공원 등재까지 거머쥐며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오른 제주.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대기록을 달성한 제주가 이제 ‘세계7대자연경관’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만약 제주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이름을 올린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7대 불가사의를 모르면 바보로 취급받듯 세계7대 자연경관의 파급효과도 이에 맞먹는다.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주의 환경. <제주의 소리>가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을 세계7대자연경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편집자 주]

▲ 스위스의 비영리재단 ‘The New7wonders’가 운영하는 홈페이지((http://www.new7wonders.com).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 독일어 등 5개국 언어로만 서비스되고 있어 ‘불공정 룰’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의소리

<1> 후보지는 28개국인데 서비스언어는 달랑 5개…언어 ‘불평등’부터 없애자!

△중국 만리장성 △페루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 △브라질 거대 예수상 △멕시코 치첸 이차의 마야 유적지 △로마 콜로세움 △인도 타지마할 △요르단 고대도시 페트라. 이상 7개의 공통점은 뭘까.

스위스의 비영리재단 ‘The New7wonders’가 선정한 新세계7대 불가사의다. 이들 나라는 新세계7대 불가사의에 선정된 것만으로 일약 ‘관광대국’으로 성장했다.

新세계7대 불가사의를 선정한 ‘The New7wonders’가 이번엔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 7개를 추리는 이벤트로, 각국 네티즌들의 인터넷·전화 투표, 전문가 심의를 거쳐 처음 441곳의 후보지가 28개로 압축됐다. 물론 유네스코 ‘3관왕’을 차지한 제주도 이름을 올렸다. 정확히 지금으로부터 1년 뒤인 2011년 11월 11일 오전 11시에 세계 ‘Top7’이 발표된다.

그렇다면 제주가 세계 ‘Top7’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행정력은 물론이거니와 관광업계, 시민사회단체, 재외도민들까지 힘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종 선정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있다.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전화와 인터넷 투표. 그런데 두 가지 투표 방식 모두 상당히 까다로워 일반 시민들이 접근하기에는 여간 쉽지 않다.

세계7대자연경관 사이트(http://www.new7wonders.com/en/)에 접속해 ‘투표하기’를 선택하고 해당지역 7개를 고르면 된다.

영어 실력이 중간 정도는 된다는 K씨(38.이도2동)의 푸념이다.
“워낙 세계7대 자연경관 얘기를 많이 들어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The New7wonders’ 홈페이지를 찾아가긴 했지만, 막상 투표를 하려니까 도통 모르겠더라구요. 결국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어요. 영어권 국가가 아니면 출발부터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쉬울 것 같지만 막상 투표를 하려면 언어가 1차 장애물로 다가온다. 공식 홈페이지는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 독일어 등 5개 언어만 서비스하고 있다. 그랜드캐년을 후보지로 올린 미국의 경우 출발부터 50점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전화투표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영어로만 안내된다. 따라서 전 국민이 참여하는 이벤트가 되기 위해서는 한글 서비스가 급선무다. 물론 대한민국(제주)만 잘 되고 보자는 심산은 아니다. 나머지 27개 후보지들도 공정한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각국 언어서비스가 전제돼야 한다.

이러한 언어장벽을 넘기 위해 세계7대자연경관 제주 선정을 위한 공식후원회인 제주관광사는 투표방법(6단계)을 일일이 설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임시처방인 셈이다.

제주관광공사 오승아씨(7대경관 홍보담당)는 “그렇지 않아도 재단에 한글 서비스를 요청해놓고 있다”면서 “올 연말쯤 홈페이지 개편 계획이 있는데, 이때 한글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0월말 기준 투표증가율 18위를 기록했던 제주는 11월 둘째 주 집계에선 9위까지 수직상승했다. ‘Top9’이란 의미가 아니라, 제주를 찍은 비율이 크게 뛰었다는 얘기다. 이는 세계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을 위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처럼 들불처럼 번져가는 분위기에 인터넷·전화투표 ‘한글서비스’까지 지원된다면 호랑이에 날개까지 달게 되는 ‘IT강국’ 대한민국 네티즌들은 못 해낼 게 없다.

문화관광체육부 또는 국가브랜드위원회 등 중앙부처나 제주도 등 공신력 있는 기구가 나서 재단을 압박해야 하는 이유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