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논 보존.복원 위한 국제심포지엄서 ‘하논’ 기원 집중조명
제주대 윤석훈 교수, “퇴적시료 채취 결과 3만년전 추정”

▲ 국내 최대의 마르(maar)형 화산인 제주도 서귀포시 '하논'의 가치를 국내외에 알린 '원시의 생명정보를 간직한 분화구 하논 보존.복원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이 26일 제주국제컨벤션터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국내 최대의 마르(maar)형 화산인 제주도 서귀포시 '하논'의 생성 시기가 최소 3만년 전 이전 시기에 수성화산활동에 의해 생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대 윤석훈 교수는 26일 제주국제컨벤션터에서 열린 '원시의 생명정보를 간직한 분화구 하논 보존.복원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하논 분화구의 기원과 형성과정'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윤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1999년 일본의 후쿠자와, 후지와라 박사팀이 하논 화구호의 퇴적층에서 9.4m 깊이의 퇴적시료를 채취해 연구한 결과 생성시기가 약 3만년 전으로 밝혀졌다"며 "그러나 하논 화구호 퇴적층의 두께는 평균 8m, 최대 약 15m까지 이르고 있므로 셍성연대가 그 이상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이어 "하논 화산 분출이 있었던 약 3만년 전의 해수면은 현재보다 50∼70m 정도 낮았기 때문에 당시 하논의 해발 고도는 약 100∼120m 정도였을 것"이라며 "따라서 하논의 화산폭발은 해수가 아닌 지하수와의 접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하논 분화구는 형성 초기 화구호 주변에 식생 발달이 미약하고 급경사 분화구 사면의 불안정으로 인해 화구호 주변 응회암들이 소규모 사태나 질량류의 형태로 유입돼 화구호에 집적됐을 것”이라며 “이후 빙하기에는 화구호가 깊은 수심의 호수로 유지됐으나 습지식생의 발달이 매우 제한됐고 홀로세에 들어오면서 마지막 빙하기가 종결되고 기후가 온난해져 화구호와 주변 식물이 다양하게 서식하게 되고 퇴적물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화구호 수심은 얕아지고 결국 습지가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 국내 최대의 마르(maar)형 화산인 제주도 서귀포시 '하논'의 태초의 모습이 최근 그래픽으로 복원됐다.  ⓒ제주의소리

▲ 아킴 브라우어 독일 포츠담지구과학연구소 연구원도 이날 주제발표에서 "하논은 고해상도의 기후환경을 기록하는 보관소"라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아킴 브라우어 독일 포츠담지구과학연구소 연구원도 '기후변화 이해에 있어 고기후와 환경정보가 보존된 마르 퇴적층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하논은 마르 호수로서 그 퇴적물은 고육수학적 조사를 위한 중요한 고해상도의 기후환경 기록보관소”라고 그 의미를 평가했다.

아킴 브라우어 연구원은 “기후환경 기록보존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마르 호수가 특히 퇴적물이 계절적 해상도에서의 기후 지시자료뿐만 아니라 연층계산을 통한 정확한 연대측정과 그로 인한 독립적인 나이조정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이러한 자료를 잘 혼합하면 급격한 기후변화의 속도도 확인하고 저변에 깔린 과정을 해독하는 독특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발달된 현미경 기술을 통해 우세한 기후환경 상황에 따라 형성된 계절성층의 구성 및 구조를 조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히로유키 기타가와 나고야대학교 환경학대학원 교수도 기후환경 기록보존소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고기후 기록보존소 제주 하논 마르퇴적층의 기후해석'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동아시아의 대기순환의 과거변동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서귀포 하논 마르에 사용된 9.4m의 퇴적시료와 제주도 해발 692m의 산 경사면에 있는 동수 마르의 2.8m의 퇴적시료가 1998년과 2000년에 수집됐다"며 "이 시료의 데이터 베이스에 근거해 동아시아 과거 대기순환과 이들이 기후변화에 미친 영향이 논의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최대의 마르(maar)형 화산인 제주도 서귀포시 '하논'의 가치를 조명한 이날 심포지엄은 총3부로 진행됐다. 사진은 이날 3부 토론회 전경  ⓒ제주의소리

히로유키 기타가와 교수는 "무엇보다 하논 분화구와 제주도의 다른 분화구에서 보관된 신호들이 지난 3만년 동안에 걸친 고대기 순환과 기후변화를 연구함에 있어서의 매우 가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2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 주제발표에선 이밖에도 중국 과학아카데미 찌아치 리우 교수의 ‘중국 룽완 마르에서 본 동북아 고기후와 미래기후변동 예측’, 송영관 경상대 교수의 ‘현무암질 수성화산 활동의 세계적 전시장인 제주도 수성화산의 지질 다양성과 지질유산 가치’, 마틴 코기올 독일 마르박물관장의 ‘아이펠분화구-지역발전 원천으로서의 화산활동 자원’, 우경식 강원대 교수의 ‘하논 분화구를 이용한 지질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개발’에 대한 주제발표도 이어졌다.

이어 제3부 지정토론에선 좌장을 맡은 김은식 국민대교수(한국생태학회장)의 사회로 김용식 영남대 교수, 현상민 한국해양연구소 연구원, 김부일 제주도 환경부지사, 노영대 한국자연정보연구원장 등이 토론을 벌였다.

서귀포시는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하논의 가치와 자원복원의 중요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시발점을 삼고 향후 하논의 체계적인 보존.복원 방향 설정 및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집대성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특히 오는 2012년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 하논분화구 보존.복원을 대표의제로 상정해 국가차원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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