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전연구원, 가파도 탄소무배출 전문가포럼 2일 개최
참석자들 “녹색섬 사업→실질적 삶의 질 향상 이어져야” 한목소리

▲ 제주발전연구원 주최로 2일 '제주 가파도 탄소 무배출 시범모델 개발연구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제주의소리

탄소배출 없는 청정 녹색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제주 가파도에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탄소 무배출 가파도 조성은 대단히 바람직한 비전”이라면서도 “반드시 지역주민 소득을 높여 실질적인 주민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환경부 연구용역으로 올해 말까지 ‘제주 가파도 탄소 무배출 시범모델 개발 연구’를 수행 중인 제주발전연구원(원장 양영오)은 2일 오후4시 연구원 회의실에서 ‘제주 가파도 탄소 무배출 시범도 조성을 위한 전문가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전문가 포럼에는 지식경제부 황수성 신재생에너지과장, 한국환경정책학회 정회성 회장, 한국농촌경제연구소 송미령 박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향자 박사, 제주대학교 박윤철 교수,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진 등은 물론 관계공무원, 가파도 주민대표, 가파도를 사랑하는 모임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 강진영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번 연구용역을 맡은 강진영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날 용역 중간결과 발표 성격의 브리핑을 통해 “정부 녹색성장위원회가 지난해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방안’ 대통령 보고 시 제주도와 강원도에 대한 탄소중립도시 조성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며 “제주도 안에서도 부속섬 가파도는 탄소중립에서 더나가 궁극적으로는 탄소제로섬을 지향할 수 있는 최적의 곳”이라고 밝혔다.

강진영 책임연구원은 ‘전력생산’과 관련, “현재 가파도 내의 디젤 전력발전소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로 전환해 신재생에너지로 100% 자립 실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5MW 해상풍력발전시범단지 조성 △에너지 독립형 그린홈 보급사업 △에너지자립형 해양에너지 복합전력 시스템 구축사업(마이크로 그리드 조성) △가파도 배전선로 지중화 사업 등을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았다.

또한 전력생산과 관련, “이미 제주자치도와 한국전기연구원이 오는 2012년까지 3년간 가파도를 ‘그린 아일랜드’로 조성하기 위해 ‘마이크로 그리드’ 시범단지를 가파도에 구축 중”이라며 “현재 가동중인 디젤 발전기는 비상용으로만 사용하고 풍력발전기와 태양광발전기 및 축전지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자급섬을 목표하는 것이지만 이 사업에 의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이 전체 가파도 전력수요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토로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주민소득과 연계된 친환경농업 추진 등도 탄소 무배출 시범도시 조성방안의 주요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그는 “한때 가파도를 대표하는 농산품이었지만 지금은 재배되지 않는 개구리 참외를 올해 가파도에서 시험재배한 결과 매우 성공적이었다. 가파도 개구리 참외 재배를 본격화해 ‘가파도 개구리참외 특구지역’을 조성하는 방안과, 가파도 청보리 경관보전직접직불제 실시 등이 필요하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 황수성 신재생에너지과장은 “올해로 연구용역이 끝나면 다음 실행할 구체적 계획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강릉시와 울릉도 등 비슷한 사업을 추진했던 다른 지역들의 성공 실패 사례를 꼼꼼히 비교해보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이 될 수 있는 사업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환경정책학회 정회성 회장도 “가파도를 탄소배출 없는 청정 그린섬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이루기 위해선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를 예상한 대응방안이 동시에 고민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가파도가 청정녹색섬이 되었을 때 주민소득에 실제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방안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향자 박사는 “가파도를 탄소 무배출 녹색섬으로 조성하겠다는 방향성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고 이번 용역도 그 시작점이란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선 지역주민들의 의지와 참여가 가장 중요하고, 제주도 시민운동으로의 확산, 가파도 입장객들을 대상으로 한 탄소무배출 기부금 모금 등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 송미령 박사도 “경쟁력 있는 탄소 무배출 녹색섬 추진을 위해선 미래의 기후변화를 고려한 가파도의 농작물 연구 등도 필요하다”며 에너지 생태주거단지인 영국 런던 남쪽에 자리한 베드제드 마을 등을 모델로 제시했다. 

김동옥 가파리장도 이날 포럼에 참석, “그동안 소외받던 가파도가 지난해 청보리축제 개최와 금년 제주올레 코스 개장 이후 방문객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주민들은 다행히 청정 녹색섬을 가꾸는데 동의하고 의견을 모아가고 있지만 문제는 외지인 소유의 가파도 토지에 대해선 무분별한 개발행위를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전문가들의 의견과 가파도 주민 의견을 추가 수렴해 이달 29일 용역을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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