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신 공유하기 프로젝트
한라산신 공유하기 프로젝트
  • 양영자 (-)
  • 승인 2011.03.0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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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 문화유적100] 중문동대포본향당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은 제주여성과 그들의 삶이 젖어있는 문화적 발자취를 엮은 이야기로, 2009년말 ‘제주발전연구원’에서 펴냈습니다.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은 2008년에 이미 발간된 『제주여성 문화유적』을 통해 미리 전개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필진들이 수차례 발품을 팔며 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노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오늘 우리 제주가 있도록 한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제주의소리>는 제주발전연구원과 필진들의 협조로 『제주여성 문화유적 100』을 인터넷 연재합니다. 제주발전연구원과 필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제주의소리

▲ 대포본향당 내부 ⓒ양영자

대포마을의 옛 이름은 ‘큰개’이다. 이름에 걸맞게 어업이 활발하고 아름다운 포구를 갖고 있는데, 지금은 포구보다도 해안 궁전의 돌기둥을 연상시키는 지삿개와 동양 최대의 약천사가 뜨고 있다.

큰개 마을에는 본향당, 토산당, 요(쌍아래아)드렛본향, 개당(어부당), 녀당 등 여러 당이 있다. 그만큼 생업의 지속과 운용에서 당신들의 지위와 역할이 컸음을 의미한다.

본향당은 콧등이모(아래아)루(콧대기모(아래아)루) 위 숲속에 바위와 나무를 의지하여 좌정하였다고 하여 ‘콧등이(콧대기)모(아래아)루 할망당’이라고 한다.

아담한 올레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서면 맨 먼저 본향당이 보이고, 차례로 토산당과 요(쌍아래아)드렛본향이 나타난다. 이들을 ‘삼본향’이라 한다. 본향당은 삼본향 중 맨 위쪽에 자리잡고 있다 하여‘웃당’이라고도 한다. 당을 한 군데만 다니는 사람도 있고 삼본향 모두 다니는 사람도 있다.

대포본향당본풀이(진성기, 『무가본풀이사전』)를 보면, 대포 본향 한집님은 을축 삼월 열사흘날 자시생으로 할로영산(한라산) 씰거리낭 된밭에서 아홉형제로 솟아났다고 한다. 이 아홉형제가 삼월 대보름날 천근 활과 백근 쌀을 메워 한날 한시에 산 앞으로 화살을 쏘아 좌정처를 정한다. 상가지(첫째)는 와산으로 떨어져 제석천황 하로백관으로 좌정하고, 둘째는 난산리 제석천황, 셋째는 동홍리 지산국, 넷째는 서홍리 고산국, 다섯째는 호근물 서천밧 하로산, 여섯째는 하원울왕국 제석천황, 일곱째는 중문에 좌정하였다. 조천에서부터 동쪽으로 돌아 중문까지 이어지는 당신의 계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한라산신의 일곱째 아들은 중문리 당신 ‘진공하늘 진공부인’과 혼배를 올려 거기서 무남독녀 외딸이 태어났는데 호적과 장적, 인물도성을 차지했다.

과거 대포마을 사람들은 중문 불목당에 다녔다. 대포마을 임씨 할망(이씨 할망이라고도 함)이 불목당의 궷돌 하나를 져서 옮겨 본향을 따로 설립했으므로 대포본향당을 ‘불목당’이라고도 한다. 이른바 한라산신 공유하기 프로젝트인 셈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신을 공유할 수 있다는 다부짐이 묻어난다.

불목당이 처음 옮겨진 곳은 길가여서 자장코지 옆으로 옮겼는데, 파도소리가 난다고 하여 다시 현 위치로 옮겼다. 이때도 이 할망이 등짐으로 져 날랐다고 한다. 야심차고 뚝심 있는 할망이었던 듯하다.

당은 습낭(신나무)을 신목으로 삼고 있으며, 멩실, 백지, 물색 등이 걸려 있다. 당걸이가 걸려 있는 가는 가지가 부러지지 않게 줄을 매어 버티어 놓았고, 제단은 돌멩이를 쌓아 마련하였다.

본향당은 마을사람들이 모두 다니던 당이다. 아파서 죽어 가니까 문점을 하니 콧등이모루당에 가서 잘못했다고 빌라고 해서 빌었더니 10일만에 병이 나았다고 하는 이야기는 부지기수로 전해온다.

제일에는 하루에 200여 명이 다니며, 타지에 시집간 사람들도 모두 다녀간다. 제일은 3일과 7일인데, 대부분 7일에 간다. 족은당(작은본향당)의 제일은 6월 7일이다. 6월 제일에 못 온 사람들은 동지달에 간다. 제일에는 밤 9시 경에 미리 출발해서 당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새벽 1시가 되면 당으로 들어간다. 사흘 전부터 몸이 비리지 않도록 철저히 정성하고 돼지고기를 금기하는 건 기본이다. 제물은 메 1그릇, 과일, 제숙, 술, 삶은 계란, 멩실命絲, 백지, 물색 등을 올린다. 그해의 운을 봐서 산신메나 용왕메를 더 올리기도 한다. 동짓달에 갈 때는 보시메 두 그릇, 사발메 한 그릇, 돈 천원을 함께 올리기도 한다.

*찾아가는 길 - 중문동 대포마을회관 동쪽 300m → 네거리에서 직진 1.3km
 / 양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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