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식 의원.ⓒ제주의소리
▲ 신영근 의원.ⓒ제주의소리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막을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절대보전지역 변경동의의결에 대한 취소의결안’ 처리와 관련해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9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제주도의회 제280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2명의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취소의결안’ 처리방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 강경식 의원 "해군기지 강행은 더 큰 갈등과 희생만 낳아" 즉각 중단해야

먼저 단상에 오른 건 민주노동당 강경식 의원(이도2동 갑). 강 의원은 오영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취소의결안’에 함께 서명을 했다.

강 의원은 “4.3의 아픈 역사가 끝나 60여년이 흐른 지금 민주사회에서도 무늬만 다른 또 다른 구조화된 국가 공권력에 의해 아름다운 강정마을이 무참히 파괴되고, 가족과 친척들까지 찬반으로 갈라져 등을 돌리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강정주민들의 피폐해진 삶을 소개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제주해군기지는 제주의 미래전략과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 또한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4.3의 아픔을 넘어 평화의 섬, 인산과 자연, 동물들이 함께 상생하는 생명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제주해구기지 건설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군지기 건설과 관련한 정부의 약속 미이행을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정부는 MOU를 이행하지 않는가 하면 국무총리실이 약속한 해군참모총장의 유감 표명과 도민화합 분위기가 조성되면 착공식 개최 등 최근의 약속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며 “아무리 국책사업이라도 절차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근민 지사를 향해서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우 지시는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윈-윈’ 해법이 있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강 의원은 “취임하면서 ‘윈-윈’을 얘기하던 우 지사는 도민을 대변하기 보다는 정부와 해군의 눈치를 보다가 더 이상 법적으로 제주도가 할 것이 없다면서 전격 수용하고 말았다”며 너무 성급하고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의회가 왜 절대보전지역 해제 취소동의안 제출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던 데는 의회와 어떠한 협의도 없이 해군기지를 수용해버린 도정에 명백한 책임이 있다”면서 “당론을 넘어 문대림 의장을 중심으로 의원 모두가 하나로 뭉쳐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동료 의원들의 지원을 당부했다.

# 신영근 의원 "취소안 의결은 자가당착...다수당의 횡포" 즉각 철회해야

반격에 나선 건 한나라당 신영근 의원(화북).

신 의원은 취소의결안 발의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다수당의 횡포”로 규정했다. 의회의 존재 가치를 말살하려는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취소의결안에 동의하신 분들 중에는 제8대 의회 당시 찬성했던, 반대했던 의결 현장에 있었던 의원도 2명이나 된다”면서 “당시 의결에 승복하지 못했다면 법적인 절차를 밟아 취소의결을 제기해야 하는 게 순서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행정처분이 완료된 사안은 번복할 수 없다는 점 △의회 자체의 무용론을 인정하는 자가당착적 모순에 빠질 것 등의 이유를 들어 ‘취소의결안’ 발의가 당리당략에 의한 다수당의 횡포라고 거듭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의회 자문변호사의 의견서에도 의회가 스스로 의결한 안건이 동의 절차상의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철회하거나 취소하는 판례나 이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일을 우리 의회가 나서서 자초하는 있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그는 화살을 제주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3명의 지역구 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신 의원은 “세 명의 국회의원들조차도 서로 다른 입장에서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4년 넘게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갈등을 해결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공박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차라리 해군기지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결의문이라도 채택해 제주에서 추진되는 국책사업을 결연한 의지로 거부해나가는 게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취소안 발의 철회를 주문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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