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지속가능발전포럼…하승수 소장 “예산낭비 가능성”재검토 주문

▲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지속가능발전포럼(대표 위성곤)은 16일 오후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토론회에서 ‘제주올레와 지속 가능한 제주’를 주제로 제3차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올해 예산에 반영한 ‘생태탐방로’ 조성 사업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올해 예산안에 281억원을 편성해 놓고 있다.

제주도의회 의원연구모임인 제주지속가능발전포럼(대표 위성곤)이 16일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하승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생태탐방로 예산 사례를 통해 예산편성 과정의 문제점과 제언’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하 소장은 “과도한 토목건설 관련 예산으로 ‘토건국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공사, 시설사업에 대해 보다 엄격한 평가를 바탕으로 예산편성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예산의 우선순위를 주민들의 삶의 질 중심으로 재정립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와 관련된 ‘생태문화탐방로 조성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제주도는 281억원(국비 170억, 지방비 111억)을 들여 생태탐방로 400㎞ 40곳, 100㎞ 10곳 등 총 500㎞(50곳)를 조성할 계획이다.

하 소장은 “계획을 보면 4월에 대상지를 확정하고 12월까지 완료하게 되는데, 불과 8개월 만에 탐방로 조성이 가능한지 의문”이라며 “제주올레도 3년에 걸쳐 200㎞도 개척되지 않았다. 8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500㎞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태를 표방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와의 소통이 전혀 없었다”며 “예산편성 과정의 투명성과 주민참여의 측면에서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도 말했다.

하 소장은 또 “이 예산 자체가 시설비로 돼 있어서 현재로서는 시설공사 중심으로 사용될 것이 뻔하다”며 “시설비가 곧 낭비라고 할 수 없지만 시설의 필요성이나 활용도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이 예산이 투입된다면 낭비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제주올레와의 연계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 소장은 “생태탐방로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재검토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관련 민간단체나 전문가가 참여하는 한시적인 협의 틀을 만들어서 논의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주올레와 지속가능한 제주’(㈔제주올레 사무국장), ‘제주올레의 지속가능성 제고와 제주의 지속가능발전’(김은경 지속가능성센터 지우 대표) 주제발표도 이뤄졌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에는 진희종씨의 사회로 문보경 사회투자재단 사회적경제연구소 부소장, 박경훈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 오관영 함께하는시민행동 운영위원, 이지훈 세계유산연구소장, 김영심 의원, 김양보 WCC총괄기획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이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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