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티모르 공화국 이사벨 관광상업산업부 차관
“글로벌 인재와 산업교류 확대 희망”…4.3평화공원도 참배

▲ 동티모르 이사벨(50) 관광상업산업부 차관 ⓒ제주의소리

금세기 유일한 신생국인 동티모르 공화국의 이사벨(50. Isabel) 관광상업산업부 차관은 “평화의 섬 제주는 역사적 유사성과 자연환경, 그리고 면적과 인구규모가 동티모르와 유사하다”며 “동티모르의 글로벌 인재들과 산업인력들이 제주에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동티모르와 제주특별자치도 간 글로벌 인재교류와 산업인력 파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한 이사벨 차관은 10일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바람을 밝히면서 “동티모르는 아름다운 적도의 남국 풍경을 잘 보존한 생태관광지역으로, 연해의 가스와 순차적으로 개발될 석유(약200억 배럴 예상)를 통해 제2의 두바이로 거듭나려 한다”면서 제주도와의 교류가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이사벨 차관은 이날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제주의 아픈 역사에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그러나 국가 공권력에 의한 양민희생에 대해 국가원수가 직접 사과한 일화는 매우 감동적”이라고도 말했다.
 
포르투칼로부터 450년 식민지 역사를 거쳐 20세기 말 독립했지만 다시 인도네시아의 점령으로 약 24년간 독립항쟁을 펼치는 과정서 다시 숱한 양민이 희생되는 아픔의 땅 동티모르.

그 동티모르에서 온 이사벨 차관은 4.3평화공원 위령비 앞에서 4.3영령들의 희생이 가슴에 와 닿는 듯 한참 동안이나 성호를 그리며 두 손을 모아 스러져간 넋들의 영면을 가슴으로 기원했다.

▲ 동티모르 이사벨 관광상업산업부 차관이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 위령비 앞에서 희생자들의 영면을 기원했다. ⓒ제주의소리

그는 “제주에도 이 같은 아픔의 역사가 있었는지 몰랐다”며 “동티모르 사람들도 유사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4.3 아픔이 더욱 서글프다”며 “이곳 4.3평화공원에 오니 동티모르 독립항쟁으로 숨져간 산타클로스 공원묘지의 희생자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이사벨 차관은 이어 “제주는 기후여건과 역사적 배경이 동티모르와 매우 비슷하다”며 “다만 동티모르가 가해자들에 대해 용서한 것 처럼 4.3희생자와 유가족들도 가해자들을 진정으로 용서함으로써 숨진 영혼들도 이 곳 평화공원과 하늘에서 평안히 잠들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사벨 차관은 “제주는 매우, 매우, 매우 아름답고 도민들도 너무, 너무 친절하다”면서 “제주에 와서 갖게 된 확신은 제주도민들이 충분히 동티모르를 도울 기회를 만들어주실 것 같다. 동티모르의 인재들이 제주에 와서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제주도와의 경제 교류도 더욱 확대되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거듭 밝혔다.

한편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호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은 망명정부 외무장관 시절인 1998년 4.3 50주년 위령제 참석차 제주를 첫 방문한 이후 2001년 제주평화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하는 등 제주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라모스 호르타 대통령과 함께 독립운동을 펼쳐온 질 알베스 관광상업산업부 장관도 두 차례나 제주를 방문하는 등 제주와의 교류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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