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박규헌 의원, “행정시장 직선제 찬성 인사 일색” 비판
우근민 지사 “모실만한 분들 모셨다…알만한 분이” 은근 협박(?)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위원회 구성이 ‘행정시장 직선제’에 찬성하는 도지사 측근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박규헌 의원(애월, 민주당).
박규헌 제주도의원(애월, 민주당)은 21일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 개편위원회’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행정체제 개편위원회는 조례에 따라 도의회가 추천하는 4명, 제주시장·서귀포시장이 추천하는 각 1명, 제주도 소속 공무원 2명, 그 밖의 전문가 7명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제주도의회는 조례 심사 과정에서 위원회가 특정 모형이 아닌 다양한 방안에 대한 밀도 있는 논의를 위한 민간 전문가 그룹으로서 전권을 위임하고, 거론되는 모든 안을 상정해 최적의 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수정 통과시킨 바 있다. 사실상 우근민 지사의 ‘행정시장 직선제’공약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자치모형을 논의하라는 주문이었다.

박 의원은 먼저 위원회 구성 면면을 분석한 뒤 “도지사 측근 등으로 구성됐다”고 혹평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제주도가 각계 전문가라고 추천한 7명 중 2명은 의안삼시를 위한 공청회에 찬성 쪽으로 출석한 인사이고, 4명은 지난해 12월 발전연구원이 주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좌장·주제발표·토론자로 참석해 행정시장 직선제 의견을 제시한 인사들이다. 이 중에는 6.2선거 당시 캠프와 이후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인사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위원회 구성을 보면 그야말로 행정시장 직선제를 찬성하는 분만 추천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도 참여해 도민들이 공감하는 모형이 도출되길 바랐는데, 통과 의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일침을 놨다.

이에 대해 우 지사는 “도의회에서 법대 교수, 주민자치위원, 기초의원 출신, 마을이장 출신 등 4명을 추천했는데, 마음에 딱 든다”면서 “전문가 추천도 ‘사심’ 없이 반드시 필요한 분들을 모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지사는 “박 의원께서는 공무원 생활도 오래 하고, 저하고 모르는 처지도 아닌데…, 앞으로 지도·편달을 잘 해달라”며 은근히 협박(?)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공직자 출신인 박 의원은 현행 제주도의 인사정책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읍면동장 평균 재임기간을 분석한 결과, 불과 1년 1개월에 그쳤다. 6개월의 임기도 채우지 못한 읍면동장이 7명이나 됐다”먼서 “이같은 잦은 순환보직은 업무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떨어뜨려 공무원의 전문성을 축적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현행 제주도의 인사정책은 주민의 이익보다는 공무원의 승진을 비롯한 인사편의만 고려하고 있다”면서 “조례 개정을 통해 최소근무연한제를 정착시켜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이 주민을 위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우 지사는 “저도 공무원 조직이 자주 바뀌는 것을 원칙적으로 싫어한다”면서 “제안해주신 최소근무연한제는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법령 개전 이전이라도 인사운영의 묘를 살려서 자주 바뀌어서 업무를 파악하지 못해 민원이 생기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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