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개발공사 '유통구조 개선' 용역 이달말 윤곽
특정업체 밀어주기 소문도...공사 "용역결과 따를뿐"

먹는샘물 브랜드파워 1위 삼다수. <제주의 소리 DB>
국내 먹는샘물 대표브랜드인 삼다수의 제주도내 공급체계에 대수술이 예고되고 있다.

삼다수 생산업체인 제주도개발공사가 도내 판매.유통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 13년간 이어져온 '복수 대리점 체제'가 깨질지 주목된다.

26일 제주도개발공사와 업계 등에 따르면 공사는 삼다수의 도내 공급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제주발전연구원에 맡겨 '제주 삼다수 도내 유통구조 개선' 용역을 벌이고 있다.

용역 기간은 5월 중순까지로 잡혔지만 이달말이면 개선방안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용역은 지금의 유통구조가 변화된 시장 상황에 적합한지, 대리점 체제를 고수한다면 개선 여지는 없는지, 그 수는 몇개가 적정한지, 공모(경쟁입찰)를 할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공사가 최초 계약 체결 후 13년간 한 차례도 바꾸지 않았던 공급시스템을 개선하려는 것은 그동안 시장 상황이 엄청나게 변화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다수의 도내 공급은 지금까지 줄곧 두 개 대리점이 맡아왔다.

옛 제주시(삼양~내도)와 그 밖의 지역(옛 북제주.남제주군, 서귀포시)으로 구분해 각각 1개 대리점이 삼다수 공급을 전담했다.  

이들 대리점은 공사로부터 삼다수를 건네받아 각 마트와 소매점에 공급하거나, 중간 도매상 등에 넘기고 있다. 다른 지방에 본사가 있는 이마트, 롯데마트와 세븐 일레븐, GS25시, 패밀리마트 등은 ㈜농심에서 본사와 일괄계약을 맺어 공급하고 있다.

전국망을 보유한 이들 마트와 편의점의 도내 소비 물량은 앞으로 공사가 직접 맡을 가능성이 확실시된다.

애초 두 대리점이 도내 삼다수 공급권을 확보한 것은 1998년 3월2일. 공개 모집에 4개 업체가 응모했으나 이들이 공급권을 따냈다. 이후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다가 최근 4년전 부터는 2년 단위로 갱신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계약 기간이 지난달 10일 만료됐지만, 공급체제 개선 용역과 맞물려 종전의 공급체계가 당분간 유지되고 있다.

공사가 공급체계 개선 이유로 내세운 시장 상황의 변화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대목이다. 두 대리점이 1999년 도내에 공급한 삼다수 물량은 3130톤이었지만 지난해는 3만7794톤으로 12배나 증가했다.

소비자 가격으로 치면 한해 시장 규모가 18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직접적으로는 오재윤 사장이 1월25일 취임하자마자 완전 공개입찰 방침을 선언하면서 용역이 추진됐다. 기존 업체까지 경쟁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항간에는 사실상 키를 쥔 제주도가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얘기가 퍼져있다.

우근민 지사와 친분이 두터운 한 업체가 자신이 삼다수 공급권을 따게 될 것이라는 말을 흘리고 다닌다는 소문도 있다.

이런 소문과 맞물려 기존 대리점 업체들은 13년간 지속돼온 삼다수 공급권을 잃게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업체는 불투명한 사업성 때문에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던 시절 전망 하나 믿고 사업을 시작한 후 때론 적자를 감수하면서 감귤 주스나 녹차를 판매하는 등 도정 시책에 호응해 왔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두 군데 대리점이 사업 초반 고생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시장 상황이 크게 변화한데다 공기업이 언제까지 특정 업체에만 공급권을 줄 것이냐는 여론이 비등하다"고 공급체계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공급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주변에서 공개 경쟁입찰 요구가 많았지만 기득권을 인정해 번번이 청을 물리쳤다"며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고, 모든 사항은 용역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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