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마라톤-연탄나눔 통해 국내외 사회적 약자와 고통 분담

지역사회를 더 밝게 가꾸고 싶어하는 것은 <제주의소리>의 모든 구성원과 독자의 바람일 것이다. <제주의소리>는 지난 10년 활자로 된 기사 뿐 아니라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다리가 되기 위해 미약하나마 힘을 쏟아왔다. 대표적인 것이 2008년부터 6번 열린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와 2012년부터 세 차례 열린 사랑의 연탄나눔이다.

이 두 활동은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한다는 <제주의소리>의 설립취지와도 밀접하다. 소외 받는 이들의 아픔과 고통, 그들이 희망하는 내일을 진솔한 목소리로 담아내 제주사회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사회의 다양성을 추구해 온 <제주의소리>의 지난 10년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제주도민들과 함께하는 기부와 나눔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에 던지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을 것 같다.

▲ 2011년 2월. 네팔 다델두라주 주민들이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사진을 보냈다. 당시 마라톤 조직위는 2010년 3회 대회에서 모은 기부금 중 절반인 1306만원을 네팔에 보냈다.

 

▲ 2008년 10월 2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아름다운가게 본부에서 열린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기부금 전달식. 당시 아름다운재단의 총괄상임이사였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오른쪽)이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서남아시아의 지구촌 이웃을 향하는 '아름다운 정성'의 시작이었다. ⓒ제주의소리

 

달리면 자동기부,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국민생활체육제주특별자치도육상연합회가 후원하고 <제주의소리>가 주최, 주관하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는 '기부와 나눔'을 모토로 한다. 참가신청을 하면 동시에 자동기부가 된다. 참가비 자체에 기부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첫 대회부터 지난 대회까지 1억2700만원이 넘는 기부금을 정말 필요한 곳에 사용해왔다.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가 처음 3년간 참가자들의 소중한 마음을 전하기로 선택한 곳은 서남아시아 갠지스강 일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는 매년 약 70만명의 홍수피해자들이 발생한다.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는 아름다운가게가 2007년부터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갠지스강 유역의 재난을 대비하고 생계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방글라데시에 재난발생시 긴급구호, 생계수단 지원과 기술교육, 지역학교 지원, 재난대비 시설 건립을, 네팔지역에는 식수용 관개시설, 마을 종자창고 건설을 지원한다.

2008년 1회 대회 때는 1600만원, 2009년에는 1058만원, 2010년에는 1306만원 등 3년 간 총 3964만원을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서남아시아에 전달했다.

2010년 2월. 2008년과 2009년에 전한 기부금으로 마을에 우물이 설치되자 여성들이 제일 먼저 환영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대회에 동참한 러너들을 흐뭇하게 했다.

 

   

아름다운마라톤 조직위가 서남아시아에 이어 다음으로 찾은 곳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이들’을 위한 쉼터였다. 이국 땅으로 시집을 와서 제대로 적응을 하기도 전에 졸지에 폭력과 편견으로 거리로 내몰린 이주여성들을 위해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에서 설립한 ‘제주이주여성쉼터’다.

재정난에 시달려 상근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임대료를 마련할 정도였다. 조직위가 기부한 2회 대회 참가비 중 절반인 1000만원은 쉼터 임대료로 바로 투입됐다.

기부금 전달 방식을 넘어 복지인프라 그 자체를 구축하는데도 정성이 사용됐다. 2011년 4회 대회 때 참가자들이 모아준 기부금 중 2634만9000원을 바로 해당 지역 청소년을 위한 종합문화공간‘아름다운청소년센터’를 만드는데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홍일남 전 고려의원 원장이 100평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했고, 지역희망디자인센터는 인력과 물품을 지원했다. 넥슨의 자회사 넥슨네트웍스는 프로그램비 660만원을 보탰고, 성산고와 세화요양원은 아이들의 푸드뱅크를 통해 저녁식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점점 더 큰 정성이 뭉친 것이다.

작년 제6회 대회에서 모은 기부금 1000만원은 태풍 하이엔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필리핀을 향했다. 이달 초 사말 지역 이날라드 오지 마을 주민 2000명에게 씨앗과 농기구를 제공했다.

제주도민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마라톤 매니아들이 함께 모은 정성은 가장 가까운 농촌 마을 청소년부터 멀리 필리핀의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국경과 사람을 가리지 않고 널리 퍼져나갔다.

 

 

▲ 지난 달 18일 제주시 애월읍 일원에서 ‘2014 아름다운 사랑의 연탄나눔' 행사가 열렸다. 이날 자원봉사자들이 나른 건 연탄이 아니라 따뜻한 정(情)이었다. ⓒ제주의소리DB

검은 온기로 마음 속 추위 좀 녹이셨나요

누군가에게 뜨거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3.6kg의 검은 온기로 '모두가 함께 따뜻한 세상'을 함께 꿈꾸는 이들이 모였다.

2012년부터 매년 <제주의소리>가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본부, 제주시와 함께 열고있는 '소외계층을 위한 따뜻한 연탄나눔'이다.

2012년 2월. 연탄나눔본부는 무려 연탄 1만장을 싣고 바다를 건너왔다. <제주의소리>는 시온복지회, 제주시와 함께 구좌읍부터 한경면까지 기초수급자, 독거노인, 장애인, 차상위계층 등 소외이웃 50가구에 연탄 200장씩을 전달했다.

2013년부터는 연탄이 2만장으로 늘어났다. 연탄을 모으는 과정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인 작은 정성들이 점차 늘어난 까닭이다. 개인 후원자들과 함께 JDC, 제주은행, 농협, 제주시 주민생활지원과 직원 등 많은 사람들이 정성을 쏟은 것.

 

▲ 2012년 2월 10일. 이날 연탄나눔 행렬에는 7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했다. 주최.주관.후원기관의 직원들도 직접 앞차미를 두르고 연탄봉사에 참여했다. 긴 골목길을 따라 연탄을 나르고 있는 봉사자들. ⓒ제주의소리DB

연탄나눔이 각별한 이유는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데 있었던 것.

행사마다 김상오 제주시장과 제주시청 공무원들과 마을 자생단체 주민들, 자원봉사자들도 함께해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첫 행사 당시에는 4.11 총선을 앞둔 예비주자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2014년도 행사에는 사단법인 청년제주도 함께했다. 

2012년 첫 연탄나눔때 원기준 연탄나눔본부 사무총장 "연탄 몇 장을 주느냐 보다 어떻게 주느냐 더 중요하다"며 ""남·북녘 추위 떠는 이웃 사라질 때까지 연탄나눔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달 대회때도 그는 이 말을 다시 전했다. "지난 2004년부터 춥게 사는 이웃이 없도록 연탄 나눔을 시작한 것이 30만명의 자원봉사자가 2300만장의 연탄을 날랐다. 많이 주는 것보다 얼마나 의미 있게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 것.

원 사무총장의 말대로 온 세상이 따뜻해질 때까지 연탄나눔은 계속된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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