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가 미얀마(버마) 민주화의 상징으로 부각된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암살된 뒤 영국에서 살다가 미얀마로 돌아간 그가 민주화운동에 나선 50만 군중 앞에서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연설한 때가 서울 올림픽 개막 3주 전인 1988년 8월 26일이었다.그 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웅산 수치가 가택연금을 당한 일, 그의 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 승리하고도 집권하지 못한 일, 미국 등 서방세계가 미얀마 정부를 제재한 일, 그가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고도 시상식에 가지 못한 일.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전 내내 들끓었던 사퇴설을 자신의 입으로 직접 증명했다. 지난 2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안을 직접 반대하고 나선 지 이틀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2019년 7월 25일 임명된 지는 598일만이다. 청와대는 윤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문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임기를 지키라"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임기 완수'를 못 박았던 윤
통일운동가이자 진보 진영의 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새벽에 영면했다. 향년 89세이다.1933년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모진 고문 등 고초를 당했다. 1960년대에는 6.3세대와 연대하여 굴욕적인 한일협정 반대투쟁을 전개했고, 박정희 유신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 재야 연합전선의 하나로 윤보선, 함석헌, 장준하 선생과 함께 야권 통합운동을 성사시키기도 했다.1970년대에는 민주수호청년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전태일 분신과 광주 대단지 사건 등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이 분출
"이명박! 이명박!"2일 오후 1시 47분, 이명박씨 논현동 자택의 주차장 문이 열렸다. 곧장 지지자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씨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해 검찰 호송차를 타고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이씨는 마지막까지 대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는 변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신 전한 메시지에서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은 가둘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변호인인 강
징역 17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 8000여만 원.이명박 전 대통령의 죗값이다. 29일 대법원은 이 같은 항소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항소심 판결 이후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구치소에서 풀려난 이 전 대통령은 곧 수감될 예정이다.다스에서 252억 횡령, 삼성으로부터 89억 뇌물 수수지난 2월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른 사람들과 공모해 다스에서 252억 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처럼 명시적으로 "다스의 실소유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양대 정당이 1대1 정면으로 붙은 굉장히 간명한 구도였다." 2004년 열린우리당 이후 16년 만의 과반 의석 확보. 더불어민주당의 승기를 미리 점친 당내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와의 통화에서 그 배경을 '1대1' 구도에서 찾았다.[1 대 1] 막판 보수 결집 뚫은 양당 구도이번 총선은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팽팽한 '결집' 대결이었다. 4년 전 민주당 지지세를 분산시킨 국민의당과 같은 제3세력의 실종도 이 구도를 공고하게 만들었다. 두 당의
지난 1월 21일 두 사람이 만났다. 중도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박형준 위원장과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보수통합 신당 참여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이 자리에서 박형준 위원장은 원 지사에게 "설 전에 보수통합 신당 참여를 결정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며 원 지사는 보수통합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선언으로 화답했다. 그리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 14일 원 지사는 미래통합당(전 혁통위) 최고위원으로 내정되었다.원 지사의 결정에 과거 국가폭력의 피해를 봤던 제주도 거주 일부 피해자들은
2018년 12월 31일 "섭섭행 어떵허코게 애써수다, 자주 생각날 거 닮다 고맙수다"라는 인사말에 정겹게 악수를 나누고 끌어안기도 하면서 고제량은 주민들과 아쉬운 송별연을 마쳤다. 근 10년 가까이 몸을 담았던 동백동산 습지마을(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이었다. 그는 미련이 남아선가 집으로 향하기 전 다시 한번 동백동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마 천 번은 되겠지, 아냐 못돼도 오백 번은 넘을 거야, 일주일에 두세 번은 기본이고 하루에 두 차례나 오른 적도 있으니...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제량은 한발 한발 내디뎠다.입구에 들어서면 이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유행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과 같은 개인위생수칙만 잘 지키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쉽게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 아무리 확률이 낮다고 해도 나와 내 가족이 감염되지 않으리라고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하루하루 늘어나는 확진자 수와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전파 가능성 소식을 들으며 '혹시 오늘 탔던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 무심코 부딪쳤던 사람들 가운데 감염자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운 상상에 사로잡히곤 한다. 메르스만큼 치사율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살아가는 남성이 아닌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편집자말]매거진 . 제주도에 둥지를 둔 '콘텐츠그룹 재주상회'가 만드는 계간 잡지다. 매거진 이 세상에 나온 지도 5년이 넘었다. 한 번에 찍는 부수도 무려 1만 권. 일반적으로 신간 단행본이 2000부를 찍는다고 하면, 출판시장 불황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다.창간 5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매거진 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새로운 주제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역성을 잃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지난 1
조정래 작가가 죽비를 들었다. 제주 제2공항이 경제발전이라는 이들을 꿈에서 깨우기 위해서다. 그는 대표적인 인물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지사를 언급했다. 죽비를 내리치듯 까끌까끌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제주 제2공항을 만드는 것은 제주의 발전 계획이 아니라 제주의 자살행위고 몰락행위다. 제주도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길은 자연 상태를 철저하고 확실하게 보존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원희룡 도지사는 공청회 한번 없이 삼나무 등 큰 나무 1500그루 이상을 잘라버렸다. 이 사람은 제주도가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망가트리고 있
'조국 수사' 58일 만에 처음으로 나온 법원의 판단은 '정경심 구속'이었다.24일 오전 0시 18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송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조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염려가 있어 구속의 상당성이 인정된다는 이유였다.영장 재판은 유무죄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하지만 수사상 필요와 향후 재판 진행 등을 고려해 피의자의 범죄 혐의 성립 여부를 처음으로 따져보는 단계다. '구속=유죄'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영장 발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전격 사퇴에 대해 국민 10명 중 약 6명에 이르는 다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 전 장관의 사퇴 다음날인 1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502명(총 통화 9327명, 응답률 5.4%)을 대상으로 사퇴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Q. 어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조 장관의 사퇴 결정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택지 1~2번 무작위 배열)1번. 잘한 결정이다2번. 잘못한 결정이다3번. 잘 모르겠다조사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스스로를 "불쏘시개"라고 표현했다. 8월 9일 지명돼 우여곡절 끝에 9월 9일 법무부 장관 자리에 오른 그는, 장관으로서 36일 동안 이어오던 '검찰개혁 걸음'을 멈췄다. 다만 조 전 장관은 14일 사임 의사를 밝히며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임명 과정에서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긴 했지만,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을 이슈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건 사실이다. 그동안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검찰개혁 관련 논의가 여러 차례 있어왔지만, 이번처럼 대통령-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조 장관은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됐다"며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며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그는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며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
"집회 시작에 앞서 먼저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100만 여명(오후 7시 30분 기준)의 시민들이 이곳에 왔습니다. 서초역에서 서울성모병원 넘어까지, 지금 참가자분들로 가득 찼습니다."10만 명을 예측한 주최 측의 예상이 빗나갔다. 28일 오후 6시 18분 기준, 서울 서초역 7번 출구 입구부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인근(약 1.2km 이상)까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서초역 6번 출구 앞부터 200m 인근까지 모인 '조국 장관 사퇴 집회' 참가자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제 7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 참석자다. 주최 측은 집회
청와대는 재연장 통보 시한(24일)을 이틀 앞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22일 오후 4시20분 브리핑에서 "정부는 한일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으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청와대는 22일 오후 3시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NSC는 이러한 회의 결과를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자 같은 해 4월 11일 조국 광복을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조직하여 선포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100주년 맞는 정부 및 지자체의 다양한 행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예술 문화계도 마찬가지다.이것만이 아니다. 올해는 1919년 김도산의 연쇄극 를 시작으로 한국영화의 포문을 연 한국영화 100년의 해다. 마치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듯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실로 2019년은 기념비적 해가 아닐 수 없다.하지
일본이 결국 한국을 전력물자 수출 간소화 혜택을 주는 이른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일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상정해 의결하며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이 백색국가를 지정한 이후 특정 국가를 제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한국은 지난 2004년부터 백색국가 명단에 올라 군사 전용의 우려가 높아 엄격히 규제되는 품목도 수출 기업이 허가를 얻으면 3년간 개별 허가 신청을 면제받아왔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 영국 등 27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기여, 그동안 해온 건 없죠. 그리고 세금을 낸 것도 물론 없고요... (외국인을) 똑같이 임금 수준을 유지해줘야 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지난달 1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과거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까지 지냈던 제1야당의 대표가 아무 거리낌 없이 외국인 차별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이후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황 대표는 "중소기업이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든데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숙식비 등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