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모험가 송경태, 저서 현장판매 수익금 전액 기부...내년 에베레스트 도전

IMG_2253.JPG
▲ 왼쪽부터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 송경태 관장, 박원순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이들은 함께 손을 잡고 5km 코스를 완주했다. ⓒ 제주의소리

기부와 나눔의 축제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릴 때 마다 보이는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매년 추가 기부를 아끼지 않는 참가자들, 1년만에 꽉 찬 저금통을 들고 나온 아이들, 마음을 더 보태는 지역 명사들.

이 중에서도 매년 바다를 건너 대회장을 찾는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은 모두가 기다리는 인물이다.

아름다운마라톤 홍보대사인 송 관장은 20대 군 복무시절 예기치 않은 수류탄 폭발사고로 시력을 잃은 1급 시각장애인이다. 하지만 장애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모험가로 우뚝 섰다. 사회복지학 박사이자 전주시의원도 지냈다.

1998년. 2002 한일월드컵 홍보를 위해 미 대륙을 도보 횡단한 것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수백미터의 거벽을 오르며 암벽등반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4대 극한 사막 마라톤 그랜드 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달성하고, 그랜드캐니언 271km와 나미브사막 마라톤 250km, 타클라마칸사막 마라톤 100km를 완주했다.

캐나다 록키 산맥 스큐아뮈시 치프봉 거벽 등반, 미국 대륙 도보 횡단, 부산~임진각 도보 종단 625km, 동두천~울산 울트라 600km 완주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킬라만자로 최고봉 우후루피크(5895m), 3월에는 히말라야 아일랜드 피크(6189m)에 올랐다.

내년 3월에는 히말라야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 계획을 세우고 훈련에 몰입 중이다.

IMG_2506.JPG
▲ 저서에 서명을 해주고 있는 송경태 관장. ⓒ 제주의소리

화려한 이력을 지닌 그는 올해에도 변함없이 대회를 찾았다. 이번에는 특별히 그가 그 동안 펴낸 책들을 들고 왔다. 초인적인 모험담을 다룬 <나는 희망을 꿈꾸지 않는다>와 <신의 숨결 사하라>, 최근 아들과 함께 펴낸 생생한 육아일기 <하삐!하삐!>를 배낭 안에 가득 짊어지고 왔다.

기부와 나눔에 동참하기 위해 책 판매대금을 전액 대회 조직위에 기부한다는 약속과 함께.

그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5km를 완주한 뒤 대회가 끝날 때까지 땡볕 밑에서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시상식이 끝난 뒤에는 책 판매 수익금 전액을 대회 조직위에 기부했다.

송 관장은 "선수들도 기부하는 마음으로 참여를 하는데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도움을 받는 장애인으로서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며 "마라톤도 워낙 좋아하는데다 기부와 나눔까지 가능하다니 이건 정말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동참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 오신 마음씨가 다 천사 같아서 그런지 더욱 더 끌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회에 올 때 마다 안내를 해주는 동행자를 매번 바꿔서 데려온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기부와 나눔, 아름다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는 대회장을 나서며 잠깐 '더 아름다운 나눔'을 위한 아이디어를 건네기도 했다.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송 관장은 "이런 축제에 참가하고 싶은 맘이 있는데 참가비가 부담이 돼서 선뜻 참가를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분들에게 후원자를 연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연결해주면 서로에게 다 좋을 것 같다"며 "이런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IMG_2604.JPG
▲ 책 판매 수익금을 대회 조직위원장인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에게 전달하고 있는 송경태 관장. ⓒ 제주의소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