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철의 제주해안 따라가기 ①] 제주공항 고인돌
그래서 제주의 해안주변을 따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중하고 정감이 가는 곳을 찾아서 모자라지만 정리해보려고 결심했다.
제주에 사시거나 제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보신다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거나, 아니면 모자란 지식으로 틀린 부분을 많이 찾으실 지도 모른다. 혹시 틀린 부분이나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 주시길 바라며 소박한 글을 시작한다. - 글을 시작하며 ]
제주의 관문인 제주공항, 수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제주사람들도 많이 가는 곳이지만, 이곳에 고인돌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항상 비행기시간에 휘말려 쫓기듯 오가는 곳이라서 그런가? 제주공항은 거리여행 뿐 만 아니라, 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참에 고인돌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알고 지나가자. 우리나라에 산재한 고인돌은 세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북방식 고인돌은 지붕을 이루고 있는 큰 돌을 받치는 기둥이 크고 길다. 우리가 많이 접했던 고인돌의 형태다. 이에 비해서 남방식 고인돌은 기둥이 작고 짧다. 또 한가지는 평평하고 넓은 돌을 땅 위에 덮어놓은 것으로 기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고인돌은 보통 부족의 족장이 죽었을 때, 족장을 땅속에 묻고 큰 돌을 옮겨다가 그 위에 지붕모양으로 받치거나, 덮는다. 그러면 그만큼 큰 돌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적당한 바위에서 일부를 잘라내어서 옮겨온다. 지금처럼 강한 공구도 없는 예전에 이처럼 거대한 돌을 어떻게 잘라내었을까? 우선 잘라낼 부분을 정하고, 그 선을 따라 군데군데 작은 홈을 판다. 그 다음에는 바짝마른 대추나무로된 쐐기를 박아서 물을 흠뻑 적시면, 나무쐐기가 물에 불어서 바위를 금가게 한다. 이런 과정을 여러 번 되풀이하면 결국 바위가 떨어져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 때 나무의 쐐기를 박기 위해 미리 파놓은 홈을 치석(治石)이라한다. 이 곳 고인돌에는 치석의 흔적을 명확히 볼 수 있다. 또한 잘 관찰해보면 지붕이 되는 돌의 윗면에 탁구공 크기만 한 매끈하게 움푹 패인 것을 불 수 있다. 이것을 성혈(性穴)이라고 부르는데, 여성의 성기모양으로 이곳에 손을 비벼서 다산(多産)과 풍요를 기원했다고 한다.
2000년전 고인들의 생각과 숨결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이 제주공항에 있다. 고인돌에 기대서 아주 오래전 조상들의 그 시대 속으로 빠져들어 본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소음과 분주히 오가는 차와 사람들... 어느덧 아득한 고대의 숨결에 묻히고 만다.
홍영철 시민/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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