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행위비상대책 2·3단지 조합원 모임 "현대·한화건설 불공정 계약 취소하라" 주장

이도주공아파트 2·3단지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
이도주공아파트 2·3단지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

제주 최대 규모의 재건축이 추진되는 제주시 이도주공아파트 2·3단지 주민 일부가 시공사를 향해 ‘불공정 계약’이라며 시정을 촉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같은 시공사(현대산업·한화)가 입찰 참여한 이도주공 1단지의 재건축 조건이 2·3단지보다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공사의 횡포라는 주장이다.

최근 제주시 이도주공 2단지와 3단지 곳곳에 ‘시공사 불공정행위 비상대책 2·3단지 조합원 모임’ 명의로 ‘현대산업과 한화건설은 불공정계약 취소하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도주공 2·3단지 재건축 시공사는 한화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다. 두 회사의 컨소시엄으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한화의 꿈에그린이나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등 기존 브랜드가 아닌 컨소시엄에 의한 제3의 브랜드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도주공 2·3단지 재건축 부지와 맞닿아 있는 이도주공 1단지에도 별도의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진행되면서 불거졌다.
 
이도주공 1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2·3단지와 달리, 입찰 지침으로 컨소시엄을 금지했다.  2·3단지가 한화와 현대산업이 컨소시엄으로 시공사에 선정된 것과 달리, 1단지는 컨소시엄 자체를 금지함으로써 입찰을 희망하는 건설사간 담합을 차단하고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 셈이다.   
 
이에 따라 기호1번 한화건설, 기호2번 현대산업개발, 기호3번 포스코건설 등 3개 건설사가 오는 13일 조합원 총회에서 1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단지 내 각각 홍보관을 지어놓고 치열한 유치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화건설은 포레 더 퍼스트(foret THE FIRST) 브랜드로 참여했으며, 현대산업개발은 제주 센트럴 아이파크(CENTRAL IPARK), 포스코건설은 제주 더 샾 퍼스트 월드(THE SHARP FIRST WORLD)로 참여했다.
 
포스코건설은 ‘더 샵’ 브랜드로 제주 첫 진출을 노리고 있다. 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은 각각 ‘아이파크’와 ‘꿈에그린’ 브랜드로 이미 제주에 진출해 있다. 포스코가 도전장을 내밀고 현대산업개발과 한화건설이 방어하는 모양새다.  
 

자존심을 건 입찰 경쟁에서 각 건설사들은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양한 시공 제안을 내걸고 있다. 3사는 모두 서울 강남 수준의 최고급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3단지 재건축 조합원 사이에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2·3단지 재건축 시공사인 한화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1단지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2·3단지 일부 조합원들은 한화건설이나 현대산업개발이 1단지 재건축 사업에 제안한 시공계획과  같은 조건으로 2·3단지도 건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3단지 재건축조합원 A씨는 “2·3단지 시공사로 이미 선정된 한화건설·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뒤늦게 1단지 재건축 사업 수주에 두 회사가 각각 뛰어들면서 2·3단지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며 "내부 마감재 등은 물론, 가구당 주차대수나 가스 배관 추가 설치, 내·외장재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1단지 재건축 사업을 따내기 위해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저마다 최고급 자재 등을 사용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3곳 중 2곳이 2·3단지와 같은 건설사인데, 1단지에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바로 옆 2·3단지는 바보로 아는 것이냐. (건설사들이) 주민들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조합원 B씨는 "1단지와 2·3단지 재건축 사업계획 제안서 등을 비교해보면 1단지에 재건축되는 아파트가 2·3단지보다 더 좋게 지어질 것이 분명하다. 마감재는 물론 대부분 자재부터가 다르다. 왜 이렇게 달라야 하나"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2·3단지 재건축조합 측은 이같은 불만이 조합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2·3단지 조합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의 불만 표출은 조합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것은 아니”라며 “다만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대의원총회 등을 열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논의하려고 한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한화·현대산업 컨소시엄 측은 "조합원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어 설명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아직 2·3단지 재건축조합 측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서 먼저 가타부타할 상황은 아니"라며 "2·3단지 재건축조합 측에서 공식 입장을 보이면 우리(컨소시엄 측)도 공식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도주공 2·3단지는 상가 등을 포함해 연면적 10만3630㎡에 달하는 제주 최대의 재건축 규모다. 지하 2층~지상 14층, 총 858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도주공 1단지 재건축은 이도2동 888번지 4만3375.9㎡에 추진된다. 지하 2층~지상 14층 795세대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