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 4.3희생자 추모사업회’ 창립…회장 부영주 씨 선출
제주4.3 당시 제주종교계에도 수난의 광풍은 피해가지 않았다. 특히 종교계 피해 90% 이상이 불교계에 집중됐다.
당시 종교인이면서 사회 지식인으로 활동 중이던 승려들이 제주사회 현안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었기에 불교계와 승려들의 물적·인적 피해는 결과적으로 당연했다. 제주근대불교의 중흥을 이끌었던 한라산 관음사 등 다수의 사찰들도 제주4․3의 격전지로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한국현대사의 큰 상처중 하나인 제주4.3에 대한 불교계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제주불교 4.3희생자 추모사업회’ 창립식이 지난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선(禪쎈)터에서 열렸다.
이날 창립식에는 조계종23교구장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 등 불교계 인사들과 김태석 제주도의회의장, 송승문 4.3유족회장,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 등 지역 정관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제주4․3 당시 피해를 입은 제주불교 사찰은 37곳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 중 사찰 건물의 피해는 35곳, 인물 피해는 14곳 사찰에서 총 16명에 이르는 승려들이 희생되거나 행방불명된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추모사업회장으로 부영주 씨가 선출됐다.
추모사업회는 출범과 동시에 ▲4.3당시 불교계 피해 조사 ▲불교계 희생자 추모 사업 ▲4.3을 통한 역사, 인권교실 운영 ▲불교계 4.3유적 발굴 및 복원 등의 핵심사업을 전개키로 했다.
허운 스님은 “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의 발족으로 그간 미진했던 제주불교계의 4.3 피해조사와 명예회복 등에 큰 진적이 있을 것”이라며 “불교의 화쟁사상에 입각한 상생과 화합의 공동체로의 제주사회 복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4.3 당시 제주불교계는 물론 제주사회 지식인으로 주목받던 이일선, 오이화, 이세진, 원문상, 고제선, 이성봉 등 당대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다수의 승려들이 대부분 토벌대나 서북청년단에 의해 희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