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 배준환과 사부 배씨 모두 뒤늦은 후회...재판부, 10일과 24일 각각 1심 선고 예정

아동·청소년 성착취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
아동·청소년 성착취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

텔레그램에서 10대 미성년자를 유혹해 성관계하는 방법을 주고받으며 자신들의 성욕을 채운 사부와 제자에 대해 검찰이 우리사회의 완전한 격리를 재판부에 요구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배준환(38)과 또 다른 배모(30)씨를 상대로 3일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배씨에 대해 무기징역과 전자발찌 30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 배준환에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성착취 영상물을 매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텔레그램을 통해 쪽지로 연락하던 사이였다. 이후 직접 만나 10대 성착취 방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배준환은 배씨를 ‘사부’라고 부르며 우상시 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10대 아동‧청소년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기프티콘 등으로 유혹해 그 대가로 나체 사진 등을 받았다.

2019년 9월10일부터는 A(16)양을 상대로 나체사진 등을 찍어 전송하도록 협박하고 8차례에 걸쳐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동영상을 촬영해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올해 4월15일에는 B(14)양을 상대로 성관계 영상을 찍고 이를 삭제해주는 조건으로 800만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피해자가 돈을 내지 못하자 그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한 혐의도 있다.

배씨가 2019년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제작한 영상물은 사진 195개, 동영상 36개 등 231개에 달한다. 전국 각지의 피해자 11명은 만 16세 이하 아동‧청소년들이었다.

배준환은 배씨에게 이 같은 방식을 전수 받아 범행에 나섰다. 배씨가 직접 소개해준 여학생도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그 대가로 기프트콘이나 기프트카드 등을 주며 만남을 이어갔다.

오픈채팅방에 ‘영강(영어강사)’로 활동한 배준환은 나체 사진 등을 요구하며 수위가 높을수록 더 많은 금액의 기프트콘과 기프트카드, 문화상품권 등을 제공했다.

배준환의 꾐에 넘어가 사진을 전송한 미성년자는 전국적으로 43명에 달했다. 이중에는 초등학교 5학년도 있었다. 배준환은 성착취물 1293개를 제작하고 이중 88개를 온라인에 배포했다.

2018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는 성인 8명과 성관계를 갖고 촬영한 사진과 영상 등 921개를 추가로 인터넷에 유포(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올해 초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샀지만 두 사람은 수사기관을 비웃기라도 하듯 버젓이 자신들의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조주빈처럼 SNS에 사진을 올린 다수의 여성으로부터 신체 중요 사진을 전달 받거나 불법으로 확보해 협박하고 영상을 촬영하는 비슷한 수법을 사용했다.

다만 조주빈이 텔레그램 n번방을 이용해 영상을 유포해 수익을 얻는 방식을 취한 반면, 이들은 금전적 이득보다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는데 범행의 목적을 뒀다.

변호인들도 1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 받은 조주빈을 의식한 듯, 성착취 영상물로 막대한 수익을 얻고 공범들과 조직적으로 n번방을 운영한 기존 사건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배준환의 변호인은 “조주빈은 1만여명의 유료회원을 이용해 수익을 얻고 자금세탁까지 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단독 범행이고 영리 목적도 전혀 없고 배포도 제한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과정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증거 동의도 했다. 절실히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초범이고 피해 범죄가 제한적인 점을 고려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배준환은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저보다 저를 사랑해주는 가족들에게도 미안하다”며 “죗값을 갚기 위해 평생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삶을 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배씨도 이날 최후진술에서 “피해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부디 저로 인해서 상처를 입은 분들을 위해 하루하루 반성하고 속죄하며 살겠다”며 머리를 숙였다.

재판부는 배씨에 대해 10일, 배준환에 대해서는 24일 각각 선고공판을 열어 1심 형량을 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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