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악화로 24일 제주공항 476편 결항
설 연휴 마지막 날 대규모 취소 ‘발동동’

“새벽 4시30분부터 나와서 대기표를 받았는데 전편 결항이라고…또 선착순이라고 기다리고 하네요”

기상악화로 제주공항 활주로가 한 달 만에 다시 폐쇄되면서 4만여 명의 관광객과 귀경객들이 제주에 고립되는 신세가 됐다.

24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오늘 예정된 출발 233편을 포함해 476편이 전편 결항되면서 승객 4만여명이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각 항공사는 폭설에 대비해 어제(23일) 오후부터 오늘자 항공편 330편을 사전 결항시켰다. 오늘 오전 폭설에 강풍까지 몰아치자, 나머지 146편의 운항도 줄줄이 취소했다.

21일 서울에서 4박5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은 이모(57)씨 가족은 당초 오늘 오전 10시30분 제주항공 항공편을 통해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설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여행을 즐기고 마지막 저녁을 보내던 중 어제 오후 5시30분 느닷없이 결항 통보 문자가 날아들었다.

이씨는 “내일 출근을 해야 하는데. 걱정스런 마음에 새벽부터 공항에 나와 항공편을 알아봤다”며 “항공사에서는 내일 새벽부터 선착순으로 좌석을 준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과 아이들 모두 내일 출근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공항 가까운 곳에 먼저 숙소를 구하고 내일 새벽에 다시 나와 가장 빠른 항공편을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 서울로 돌아갈 예정인 김모(49)씨 일행은 공항 대합실에 돗자리를 깔고 혹시 모를 대기표를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렸다.

새벽 4시30분부터 공항에 나와 기다렸지만 대합실 방송을 통해 전편 결항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낮 12시 이후에 다시 대기표를 얻기 위해 7시간 가까이 공항에서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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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새벽부터 나와서 대기표 3번을 받았는데 전편이 결항됐다고 통보 받았다”며 “출근도하고 애들 일정도 있는데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풍특보가 발효된 제주공항은 오전 9시36분 순간최대풍속 25.5m/h의 강풍이 몰아쳤다. 풍속 차이에 의한 급변풍도 발생해 항공기 운항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공항공사와 제주지방항공청은 체류객을 지원하기 위해 안내 요원을 추가 투입하고 임시편 투입계획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제주도는 대중교통 투입 등 체객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다. 제주공항은 비상대책반을 운영해 공항 제설작업ㆍ항공교통관제ㆍ항공기 안전운항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공항 혼잡과 승객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승객들은 항공사에 예약상황과 운항현황을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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