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제주 강연회 자리서 “4.3은 죄 없는 국민 학살한 국가폭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2일 오후 4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시국 강연회에서 ‘지금 DJ라면…대한민국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2일 오후 4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시국 강연회에서 ‘지금 DJ라면…대한민국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제주4.3에 대해 ‘국폭(국가폭력)’에 의해 죄 없는 국민들이 짓밟힌 일이라고 강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4.3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22일 오후 4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지금 DJ라면…대한민국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故 김대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박 전 국정원장은 문화관광부장관, 민주당 원내대표 및 비상대책위원장, 민주당 고문 등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냈다.

강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제주도당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홀대를 넘어 제주도를 무시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통령 신분으로 4.3추념식을 참석하지도 않았고 추념사 역시 성의 없었다. 윤 정부가 제주를 대하는 태도는 남다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리마저 참석하지 않으려다 겨우 참석했고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은 4.3을 공산폭동이라며 폄훼, 김재원 위원 역시 격이 낮은 추념식이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화해위원장에는 4.3을 폄훼한 인물을 내세우고, 민주당 추천 인사는 독재정권 시절 긴급조치로 구속됐던 전력을 빌미로 임명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공약했던 관광청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재외동포청은 제주에 둘 생각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어진 강연에서 박 전 국정원장은 “윤 대통령이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요즘 학폭(학교폭력) 드라마를 사람들이 많이 보고 또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 4.3 역시 국가폭력 사태, 국폭”이라고 말했다. 

또 4.3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에 떠오를 때 청와대에서 강창일 전 주일대사와 추미애 전 국회의원과 함께 일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래서는 안 된다”며 4.3특별법을 제정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보상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2일 오후 4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시국 강연회에서 ‘지금 DJ라면…대한민국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2일 오후 4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시국 강연회에서 ‘지금 DJ라면…대한민국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박 전 국정원장은 “과거 진보 정권이 제주4.3에 보여온 태도와 달리 현재 윤석열 정권에서는 4.3, 국가폭력 사태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며 “어떻게 국민이 짓밟힘 당한 국가폭력을, 죄 없는 국민들이 학살당한 일을 방치할 수 있느냐”고 직격했다. 

이어 “김재원 최고위원이 4.3 발언 관련해 사과하러 제주에 왔다. 무슨 낯짝으로 왔냐”며 되물은 뒤 “태영호 최고위원도 4.3이 김일성 지시로 벌어졌다고 했다. 자신이 북한에서 그렇게 배웠다는데, 국회의원도 북에서 배운 대로 하는 것이냐. 그러니 실수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박 전 국정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생 경제 위기, 민주주의 후퇴, 외교 참사, 안보 위기 등을 주제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박 전 국정원장은 “윤 대통령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협치하겠다고 말해놓고도 집권 1년이 됐는데 지금까지 야당 대표를 만난 적 없다”며 “심지어 전직 대통령들을 한 번도 초청하지 않았다. 결국 협치를 하지 않는 윤 대통령은 성공할 수 없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또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윤 대통령을 향해 “이번 회담을 통해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문제를 해결하고 와야 한다”며 “외교는 줄타기로 국익 100%는 힘들지만 49%를 내주더라도 51%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난 한일정상회담 이후 우리나라가 얻은 것은 무엇이냐. 위안부 문제가 끝났다, 독도는 일본의 영토다, 이런 말만 나온다”며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인데 한국에서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런 교과서도 나온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지금도 우리나라 포탄이 폴란드와 미국을 통해 우회, 우크라이나에 가고 있지 않냐”며 “하지만 무기를 직접 주는 일은 참전하는 것과 같다. 전쟁 이후를 생각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 전 국정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해야만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견제할 수 있다. 과반 이하로 패배한다면 누가 이 정권을 견제하겠나”라면서 “제주4.3의 명예회복을 위해, 역사적 정의를 위해서라도 제주 의석을 모두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2일 오후 4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시국 강연회에서 ‘지금 DJ라면…대한민국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2일 오후 4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시국 강연회에서 ‘지금 DJ라면…대한민국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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