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천습지의 가치를 조명할수록 보전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2일 복지이음마루에서 ‘제주지역 하천습지 보전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포럼’을 개최했다. 

(사)제주지질연구소 강순석 소장은 ‘제주의 하천의 지질학적 가치’ 발제를 통해 “한라산 영실에서 발원하는 강정천은 은어와 원앙을 비롯해 녹나무와 담팔수와 같은 난대수림 등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원지부터 하천 하류까지 유수의 침식작용으로 노출된 하천 양안은 화산활동사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질학적 가치를 언급했다. 

제주양서류생태연구소 고영민 소장은 “올챙이는 개구리가 될 수도 있지만, 성체가 되기 이전에 수서곤충의 먹이가 된다. 습지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하천의 소(沼)가 점차 줄고 있다”고 하천습지 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 김은미 팀장은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원앙, 흑비둘기, 솔부엉이, 새매, 물총새, 말똥가리, 굴뚝새, 동박새 등의 새들에게 하천습지는 서식의 필수 요건”이라고 말했다. 

깅이와 바당 임형묵 대표는 “제주 하천 하류에 서식하는 쌀미꾸리, 미꾸리, 참붕어 등은 언제부터 제주에서 서식하기 시작했는지 연구된 바 없다. 참붕어의 경우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다른 지역과 유전적으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최슬기 생태보전국장은 “서식지 감소와 단절로 인해 수많은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 하천습지의 기능과 가치가 간과돼 각종 개발 압력에 노출돼 있다. 제주도가 5년마다 수립하는 습지보전실천계획에 하천습지를 포함해 하천 생태환경 보전관리 등급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처장이 좌장을 맡고, (사)자원생물연구센터 고평열 대표, 하례리생태관광마을협의체 현경진 사무국장, 제주 자연의 벗 양수남 처장 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정봉숙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제주 하천의 소는 생물다양성을 확보하는 공간이며, 생물다양성은 우리가 누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됐다. 제주 실정에 맞지 않는 하천습지 관리·보전 정책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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