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원리 3MW 그린수소 실증사업 설비 본격 가동, 순도점검 후 수소버스 등 운용

 

탄소 에너지원 없이 온전한 청정에너지로 생산되는 '그린수소'의 상용화가 전국 최초로 제주에서 시작된다.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하는 문턱이 남아있지만 탄소 없는 섬 제주 실현을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과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6일 오후 제주도청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제주에너지공사 CFI(Carbon Free Island)에너지미래관 부지 내 자리잡은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에 대한 현장설명회를 진행했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주관으로 조성된 이 시설은 3.3MW 수전해 시스템을 구축해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시스템을 실증 및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부출연금 135억원, 민간 70억원, 제주도 17억원 등 총 사업비 222억원을 들여 2020년 10월 착공했고, 현재 대부분이 시설이 가동을 앞두고 있다.

그린수소란 생산되는 모든 과정이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생산되는 수소 자원을 의미한다.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할 시 플러스극에는 산소가, 마이너스극에는 수소가 생성되는데, 이 전력 또한 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미 육지부에서 생산설비를 갖추고 상용화 된 수소 에너지의 경우 천연가스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생산되는 수소의 양보다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배출되는 '그레이 수소'라는 차이가 있다. 그린수소로 상용화 시설을 구축한 곳은 제주가 처음이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br>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

행원리 실증사업 단지에 설치된 수소 생신시설은 총 4대가 가동된다. 국내에서 생산된 1MW 알카라인(ALK) 생산설비 2대와 300kW 고분자전해질(PEM) 생산설비 1대, 1MW 미국산 PEM 설비 1대 등이다. 해외 수전해 시설은 아직 준비가 필요한 반면, 국내산 3대는 이미 가동 준비를 끝마쳤다.

알카라인 수전해 설비는 상대적으로 오래전부터 활용돼 온 기술로, PEM 설비에 비해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지만, 전기 소모가 많고, 면적이 넓어야 한다는 단점을 지녔다. 

비교적 새로운 기술인 PEM식 수전해 시설비는 전기 소모가 적을 뿐더러 가동과 생산까지의 가동 시간이 알카라인 시설보다 단축된다는 장점을 지녔다. 이는 풍력 등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그린수소에 있어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점이기도 하다. 해당 실증사업 시설에서는 다양한 시스템을 혼용하며 최적안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제주도는 올해 초부터 각 설비별 안전점검을 별도로 실시하고, 4월 1차 완성검사, 5월 2차 완성검사를 거쳐 5월 12일 완성검사 필증을 취득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안전벽도 기존 규격 3m보다 높여 4m로 쌓았고, 법적으로 규제하지 않는 수전해 시설에도 안전벽을 세웠다.

이 시설은 5월 25일자로 수전해설비를 기동함에 따라 충전소 수소공급을 앞두고 있다. 남아있는 과정은 해당 시설에서 생산되는 수소의 순도가 99.999% 기준에 충족하는지를 점검하는 과정 뿐이다. 제주도는 이르면 내달부터 곧바로 함덕 스테이션에서 기다리고 있는 수소버스를 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br>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br>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그린수소가 상용화되면 시내버스, 청소차 등 대형차량에 우선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미 전기차가 득세하고 있는 승용차 시장과는 투 트랙으로 에너지 전략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수소차와 전기차는 각자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지만, 대형차의 경우 수소차량의 이점이 큰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전기버스는 완충 시 운행거리는 200km에 불과하고, 충전 시간도 5시간 가량 소요되는 반면, 수소버스는 완충 시 운행 가능거리가 400km에 달하고, 충전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아 회전율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수소 생산 시스템이 안착될 경우 각 지역마다 발전소를 설비하고, 일반 수소차량도 충전이 가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민선8기 제주도정에서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는 트램 등에서도 수소 자원이 활용될 여지가 있다.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남겨진 과제다. 일반적으로 가솔린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1이라고 기준을 잡을 시 디젤은 1.2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수소는 2.4로 크게 차이가 난다. 다만, 아직까지는 생산되기까지의 가격 경쟁력은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수소차량의 경우 1kg을 생산하면 주행거리 100km를 달릴 수 있다. 전기 소모량에 따라 좌지우지되지만, 수소 1kg를 생산하는데 들여야 하는 전기요금은 9000원~1만원 수준이고, 시설 유지보수와 관리운영비가 추가로 들어가면 경제성은 다소 떨어진다.

고윤성 제주도 미래성장과장은 "현실적으로 탄소중립을 목표로 가기 위해서는 그린수소 도입은 어려워도 가야할 길"이라며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통과되는 등 에너지 자립 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잉여전력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원가를 낮춰나가는 노력을 해 나갈 것"일아고 밝혔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br>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CFI에너지미래관 내 설치된 '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실증사업' 설비.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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