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연극제 제주] ③ 부산, 광주, 경남, 강원, 경기 대표팀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 제주’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6월 15일부터 7월 3일까지 전국 15개 시도를 대표하는 연극 예술가들과 크고 작은 연극 행사가 제주에서 펼쳐진다.  [제주의소리]는 치열한 각 지역 예선을 뚫고 온 본선 진출작부터 대한민국연극제 주요 행사들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부산시 대표 ‘부산연극제작소 동녘’ / 1945

28일(수)은 부산시 극단 ‘부산연극제작소 동녘(대표 박지현)’의 작품 ‘1945’를 공연한다. 작 배삼식, 연출 최용혁이다.

동녘은 경연작에 대해 “자유로이 풀려나 홀로 설 수 있던 염원의 시대에서 그 의미가 희석되고 퇴색하여 호도되어버린 자유가 분노를 조장하는 혐오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왜 우리는 이러한 불길을 진화하지 못하였는가. ‘1945’는 그 틈새를 기록되지 못해 침잠돼 버린 보통의 인간들 그 삶 속에서 찾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1945년, 해방 직후. 해방 전까지는 신경이라 불리던 여기 만주 지역의 대도시, 장춘은 조선인, 일본인, 중국인 할 것 없이 전재민들로 가득하다. 수많은 전재민 구제소들 중 외려 일본어가 익숙한 1935년 생 숙이와 1937년 생 덕이가 지내는 조선인 전재민 구제소 78호. 그곳은 독립된 조선으로 돌아가기 위해 모여든 조선인들로 이미 가득하다. 

동녘의 공연 '1945'의 한 장면. / 이하 사진=대한민국연극제 누리집
동녘의 공연 '1945'의 한 장면. / 이하 사진=대한민국연극제 누리집

가난과 전염병, 누군가의 죽음으로 기다림이 억겁의 시간으로 치환되는 이곳에서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조선행 귀환 열차를 타기 위해 치치하얼에서부터 멀고 먼 길을 온 조선인 명숙과 일본인 미즈코 또한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리기 위해 여기, 조선인 전재민 구제소에 도착하는데.

부산연극제작소 동녘은 1995년 부산지역 최초로 연극 전공 졸업생들이 모여 창단한 극단이다.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공연 예술이 주는 창조적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명실상부 부산의 대표 극단”이라고 소개한다.

공연 일시는 28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이다. 장소는 제주 블랙박스 공연장 비인이다. 12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다.

# 광주시 대표 ‘좋은친구들’ / 빌미

29일(목)은 광주시 극단 ‘좋은친구들(대표 김정규)’의 작품 ‘빌미’를 공연한다. 작 최원석, 연출 박정석이다.

좋은친구들은 경연작에 대해 “거짓을 행하는 자와 거짓을 들추려는 자, 거짓에 기생해 살아온 자들이 저마다의 입장에서 대척점을 이루고, 끊임없이 거짓과 진실을 반복하면서 가면을 쓴 인물이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서울 근교의 섬에 위치한 최명광, 강순옥 부부의 펜션은 삼림이 매우 울창하고 고즈넉한 풍광을 자랑한다. 이곳에는 또 다른 여러 채의 펜션이 있고, 이 동네에 거주하는 김철수, 정애란 부부가 맡아 관리하는 중이다. 

오랜만에 펜션을 찾은 최명광, 강순옥 부부는 딸 최승연의 외국 유학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에서 갑작스레 승연의 결혼 상대자를 소개받는다. 이윽고 머리가 반쯤 벗어진 반백의 한 남성이 들어오는데, 그는 다름 아닌 오래전 최명광 교수의 제자였던 진성필이다. 

극단 좋은친구들의 공연 '빌미'의 한 장면. 
극단 좋은친구들의 공연 '빌미'의 한 장면. 

승연과 성필은 30년 가까이의 세월 차를 초월한 사랑을 보여주며 결혼을 승낙받으려 한다. 그러나 명광과 순옥, 그리고 승연의 오랜 죽마고우인 김철수의 아들 하늘까지 합세하여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보인다. 두 사람만의 사랑을 증명하는 ‘의식’을 선보이자 둘의 다정한 모습에 분노한 하늘이 성필의 멱살을 잡고 그를 쓰러뜨리는데.

극단 좋은친구들은 2014년 광주 연극인들이 모여 창단한 극단이다. “극단 좋은친구들의 공연은 재미있고, 낭만과 여운이 있고, 프로페셔널하다는 세 가지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다”고 소개한다.

공연 일시는 29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이다. 장소는 제주아트센터다. 12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다.

# 경상남도 대표 ‘미소’ / 난파, 가족

30일(금)은 경상남도 극단 ‘미소(대표 고대호)’의 작품 ‘난파, 가족’을 공연한다. 작, 연출 모두 장종도다.

미소는 경연작에 대해 “오늘 날 가족이란 무엇인지 묻는 이런저런 질문들을 유쾌하지만 웃어넘길 수만은 없게 만들어 보고자 했다. 이 작품을 유쾌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소개했다.

지역에서 이름난 식당 황가정, 그 식당을 지키며 고집스럽게 살아온 황택수 사장. 그의 고집과 노력이 빛을 발하듯 그는 명장에 이름을 올린다. 황사장은 지금의 현실이 만족스럽고 자신의 노력이 대견하다. 30년 동안 가게를 지킨 그에게 해외여행의 기회가 주어지고, 내키진 않지만 그는 여행을 떠난다. 마찬가지로 황가정의 식구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휴가를 즐긴다.

극단 미소의 공연 '난파, 가족'의 한 장면. 
극단 미소의 공연 '난파, 가족'의 한 장면. 

그런데 며칠 후 황사장의 난파 소식이 가족들에게 전해진다. 가족들은 안타까워하며 아버지의 무사 귀환을 소원하지만 이윽고 가족들은 아버지가 꼭 돌아와야 하냐는 의문을 던지게 되는데.

극단 미소는 1989년 창단한 극단이다. 경남 창원 지역을 기반으로 삼는다. “활발한 희곡 창작활동으로 우수레퍼토리 공연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수상경력과 교육-예술 활동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다”고 소개한다.

공연 일시는 30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이다. 장소는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이다. 13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다.

# 강원도 대표 ‘파·람·불’ / 옥이가 오면

7월 1일(토)은 강원도 극단 ‘파·람·불(대표 김강석)’의 작품 ‘옥이가 오면’을 공연한다. 작 이선희, 연출 손건우다.

파·람·불은 경연작에 대해 “치매에 걸린 노인의 눈에는 어떻게 세상이 비쳐질까. 그가 지금 보는 것은 무엇일까. 현실과 추억이 교차되지는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작품은 시작되고 쓰여졌다”고 소개했다.

팔십이 넘은 황노인은 얼마 전부터 자꾸만 기억을 잃는다. 가족들을 당황하게 하는 실수도 자꾸만 한다. 그는 전쟁통에 남쪽으로 내려와 맨몸으로 자수성가했다.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와 닭살 돋을 정도로 화목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 인생. 가족들은 황노인을 요양원에 보내기는 싫고 직접 간병할 자신도 없기에 개인 간병인 ‘옥이’를 집에 들인다.

극단 '파-람-불'의 공연 '옥이가 오면'의 한 장면.
극단 '파-람-불'의 공연 '옥이가 오면'의 한 장면.

가족들은 각자의 문제로 골치가 아픈 와중에, 다정하고 믿음 가는 옥이의 등장으로 잠시나마 안정을 찾는다. 그런데 황노인이 간병인 옥이를 오래전 자신이 연모하던 ‘옥이’로 여기며 집안은 또 한바탕 들썩이는데.

극단 파·람·불은 1989년 창단한 극단이다. 강원 속초 지역을 기반으로 삼는다. “2000년까지 꾸준히 활동하다가 내부사정으로 인해 잠시 휴식기를 가졌으나, 2013년 재결성해 다시 파도와 바람과 불을 담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고 소개한다.

공연 일시는 7월 1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이다. 장소는 제주 블랙박스 공연장 비인이다. 15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다.

# 경기도 대표 ‘한홀’ / 불멸의 여자

마지막 순서는 7월 2일(일) 경기도 극단 ‘한홀(대표 김성수)’의 작품 ‘불멸의 여자’다. 작 최원석, 연출 이현경이다.

한홀은 경연작에 대해 “매일 만나는 우리가 돈을 내고 소비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 생산하는 감정노동의 본질에 대해, 그 안에 깃들어있는 비인간적이고 자본우선적인 우리의 삶의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고 소개했다.

팍스 마트의 화장품 매장에 반품 문의전화가 걸려온다. 눈가주름 방지용 화장품을 샀는데 오히려 눈가주름이 더 늘었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 정란이다. 또 다른 손님인 지은은 계속해서 상품교환을 요구한다. 

한홀의 공연 '불멸의 여자'의 한 장면. 
한홀의 공연 '불멸의 여자'의 한 장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웃어야 하는 판매원 희경과 승아는 고객이 어떤 요구를 해도 웃으며 들어야 한다. 정란의 끊임없는 접객 태도 지적에 희경과 승아는 정란을 본사의 암행어사라고 생각해 마트지점장 상필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상필은 당일 암행 근무평가가 없다고 하고, 다시 돌아온 정란은 승아에게 진심을 담은 사과의 표현으로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 것을 요구하는데.

극단 한홀은 경기도 하남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극단이다. “연극 사랑으로 연극의 저변 확대와 연극의 예술성‧다양성을 추구한다. 관객 사랑으로 연극의 오락성‧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관객과의 소통을 추구하며 연극문화예술 향수권 신장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소개한다.

공연 일시는 7월 2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30분이다. 장소는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이다. 19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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