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적 가치↑ 철거 후 제주시민회관 신축 복합문화시설에 복원

이 건물은 59년째 강력합니다

제주시민회관에 설치된 도내 최초 철골 트러스. 제주시는 해당 구조물을 해체한 뒤 새롭게 짓는 복합문화시설에 복원할 예정이다. [사진=조승주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시민회관에 설치된 도내 최초 철골 트러스. 제주시는 해당 구조물을 해체한 뒤 새롭게 짓는 복합문화시설에 복원할 예정이다. [사진=조승주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시민회관이 59년 만에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제주 최초로 건축물에 적용된 거대한 ‘철골 트러스’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기둥 없이 시민회관의 지붕을 떠받들고 있던 도내 최초 철골 구조물의 온전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철골 구조물 해체작업은 오는 12일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해체된 구조물은 제주도 소유 토지에 야적된다. 

1964년 건축 이후 문화체육행사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온 제주시민회관의 지붕과 천장에 설치된 철골 트러스는 도내 첫 철골 구조물이라는 건축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설계는 해방 이후 최초로 건축사무소를 연 김태식 건축가가 담당했으며, 지붕의 주요 부분을 철골 트러스로 처리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벽돌과 콘크리트 재료를 이용해 건물을 지어야 했던 당시 건축예산과 기술을 고려할 때 혁신적인 건축기술로 지어진 공공건축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제주시는 이 같은 가치를 고려해 철골 트러스를 해체한 뒤 원형 그대로 신축 건물에 재설치하고 역사를 기록화해 전시하는 등 의미를 되살릴 계획이다.

제주시민회관 철골 트러스에는 불에 달군 금속을 연결 부위에 꽂아 넣은 뒤 기계나 해머 등으로 두들겨 변형시켜 연결하는 ‘리벳(rivet)’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조승주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시민회관 철골 트러스에는 불에 달군 금속을 연결 부위에 꽂아 넣은 뒤 기계나 해머 등으로 두들겨 변형시켜 연결하는 ‘리벳(rivet)’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조승주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시민회관 설계도. 사진=김태일 제주대 교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br>
제주시민회관 설계도. 사진=김태일 제주대 교수.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시민회관 철골 트러스는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아치형으로 들어섰으며, 불에 달군 금속을 연결 부위에 꽂아 넣은 뒤 기계나 해머 등으로 두들겨 변형시켜 연결하는 ‘리벳(rivet)’ 기술이 적용됐다. 

시설 노후 등 이유로 철거되는 제주시민회관은 총사업비 380억 원이 투입돼 지하 2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1042㎡ 규모의 생활SOC복합화 시설로 신축된다. 지난 5월부터 해체작업이 진행 중이며, 올해 안으로 지하 터파기와 기초 콘크리트 타설 등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제주시는 2026년 2월 준공을 목표로 내년 건축물 골조공사, 2025년 내외부 마감과 설비공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들어서는 주요시설은 공공도서관과 국민체육센터, 가족센터, 건강생활지원센터 등이다.

새롭게 지어질 예정인 복합문화시설은 입체적인 동선 계획과 상층부에 원도심을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정원이 설계됐다. 설계 공모 선정 당시 시민회관 이미지를 보존하면서 새로운 복합시설을 과감하게 해석해 균형감 있는 모습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제주시 관계자는 “도유지에 야적할 예정인 철골 구조물의 부식을 막기 위해 덮개를 씌우는 등 조치해 건축사적 의미를 되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시민회관 철골 트러스. [사진=조승주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시민회관 철골 트러스. [사진=조승주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시민회관 철골 트러스. [사진=조승주 기자] ⓒ제주의소리
제주시민회관 철골 트러스. [사진=조승주 기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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