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전경.
제주대병원 전경.

상태 악화로 서귀포의료원에서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전원된 60대 혈액 투석 환자가 진료를 보기 위해 대기하던 중 숨진 사건과 관련해 병원 측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귀포시에 사는 A씨(61)는 지난 5월 말부터 서귀포의료원에서 혈액 투석을 받던 중 상태가 악화해 지난 7월 3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 12일 오후부터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이에 서귀포의료원은 A씨에게 상급의료기관인 제주대병원으로 전원할 것을 권유했고, A씨는 같은 날 오후 3시15분께 구급차를 타고 제주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하지만 A씨는 진료를 받아보지도 못하고 심정지로 사망했다.

응급실 접수 이후 약 1시간 동안 로비에서 대기하던 A씨는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의 약 30분이 넘는 심폐소생술에 불구하고 이날 오후 5시15분께 결국 숨졌다.

유족들은 A씨가 심정지 상태가 온 이후에야 의료진을 볼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의 아들은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언제 진료를 볼 수 있느냐고 병원에 따졌지만 의료진들은 순서를 기다리라고만 했다”며 “응급실에 들어가보지도 못한 채 병원 로비에서 진료를 기다리던 아버지는 심정지가 발생한 이후에야 의사 얼굴을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가 진료 대기 중 사망했으면 죄송하다는 말부터 나와야 하는데, 병원 의료진들은 자신들에게 화내봤자라는 식으로 말했다”며 “지금도 누군가는 생사를 오가며 응급실을 찾고 있을텐데 이제 병원을 어떻게 믿나. 같은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대병원 측은 ‘서귀포의료원에 (대학병원으로 오더라도)환자가 3~4시간 정도 대기할 수 있다고 사전에 안내했다’는 입장인 반면 서귀포의료원 측은 ‘조금 대기할 수는 있어도 3~4시간까지 걸린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A씨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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