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발생한 제주 초등학교 디바이더 추락사고, 뒤늦게 디바이더 조작기 잠금 보관

학생 추락 사고가 발생한 A초등학교 체육관. ⓒ제주의소리
학생 추락 사고가 발생한 A초등학교 체육관. ⓒ제주의소리

지난 17일 제주시 A초등학교에서 학생이 실내 체육관 디바이더에서 매달려 있다가 6m 높이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은 가운데, 사고는 담당교사가 잠시 자리를 비울 때 발생했다.

[제주의소리] 취재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오전 8시부터 오전 8시40분까지 아침마다 진행하는 ‘건강 체력 교실’ 시간에 발생했다. 건강 체력 교실은 수업 시작 전 체력 증진 목적으로 희망자에 한해 체육 활동을 진행하는 시간이다. 학생들은 담당 교사와 함께 탁구, 배드민턴 등 각자 원하는 운동을 체육관에서 진행한다. A초등학교는 6월 26일부터 7월 17일까지 건강 체력 교실을 진행했는데, 일정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8시37분 경으로, 운동을 마치고 현장을 정리 정돈하는 때였다. 이때 담당 교사는 오전 9시 수업 준비를 위해 체육관을 비웠다. 디바이더 조작기는 체육관 내부 창고 겸 사무실인 체육용구실 안에 있었는데, 한 학생이 안에서 조작기를 가져와 디바이더를 올리는 ‘상’ 버튼을 눌렀다. 디바이더 조작기가 있던 체육용구실은 정문에 ‘학생 출입 금지(지도교사 동반 출입 가능)’이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있다.

학생이 매달려 있다가 추락한 디바이더. 높이는 약 8m 정도로 추정된다. ⓒ제주의소리
학생이 매달려 있다가 추락한 디바이더. 높이는 약 8m 정도로 추정된다. ⓒ제주의소리
디바이더 조작기가 보관돼 있던 왼쪽 체육용구실. 학생 출입 금지가 붙어있다. ⓒ제주의소리
디바이더 조작기가 보관돼 있던 왼쪽 체육용구실. 학생 출입 금지가 붙어있다. ⓒ제주의소리

학교 관계자는 “학생이 조작기를 가져와 누른 이유는 더 빠르게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안다. 당시 학생 8명 정도가 디바이더 봉에 매달려 있었는데, 디바이더가 올라가면서 한 명씩 땅으로 내려왔지만 사고가 난 학생은 미처 내려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 디바이더 조작기는 다른 버튼이 아닌 ‘비상’ 버튼을 눌러야 동작이 멈추는 구조다. 하지만 학생들은 조작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우왕좌왕 하는 사이 디바이더는 8m 높이 끝까지 올라갔다. 다른 학생이 ‘하’ 버튼을 눌러서 내려오는 와중에 6m 정도 지점에서 버티지 못한 학생이 떨어지며 부상을 입었다.

사고 학생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았다. 향후 재활 과정이 필요한 만큼 허리 요추 부위에 상당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짧은 시간이라도 관리자의 방심과 학생들의 부주의가 더해져 예상치 못한 큰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제주의소리
디바이더 조작기. ⓒ제주의소리
디바이더 봉을 잡은 모습. ⓒ제주의소리
디바이더 봉을 잡은 모습. ⓒ제주의소리
학교는 사고 이후 잠금 기능을 더한 보관함을 설치했다. ⓒ제주의소리
학교는 사고 이후 잠금 기능을 더한 보관함을 설치했다. ⓒ제주의소리

학교 측은 사고 다음 날인 18일 디바이더 조작기를 자물쇠로 잠그는 보관함을 설치했다. 사고 학생에게는 간병비 포함 치료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학생들의 심리치료도 병행한다. 

학교 관계자는 “사고 당시 현장에 지도 관리할 교사가 없었다는 건 변명이 필요 없는 학교 책임”이라면서 “사고 학생의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규정 상 학교 안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은 진상 조사를 진행한 뒤 필요에 따라 감사를 진행한다. 감사 결과 교원의 책임이 확인되면 징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제주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초등학교 사고 건은 현재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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