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중국발 크루즈선 운항 준비
5년간 개점휴업 강정항 인프라 부족

6년여 만에 중국발 국제 크루즈선의 서귀포강정항 방문이 예고됐지만 600억원 넘게 투입했음에도 각종 인프라가 미진해 시설 정상화에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2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8월31일 중국발 블루드림스타호(blue dream star)가 제주항을 찾는데 이어 9월24일에는 드림호(dream)가 서귀포시 강정항에 입항한다.

중국 크루즈선 입항은 2017년 3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구축과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그동안 크루즈선 운항을 제한했다.

이에 2018년 5월 문을 연 강정크루즈터미널은 5년 넘게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2020년까지 단 2척만 입항하면서 2021년 1월부터는 시설 폐쇄에 들어갔다.

한해 3억원 넘는 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시설 위탁 인원만 제외하고 기존 인력은 전면 철수했다. 그 사이 각종 시설이 태풍과 염분에 피해를 입으면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탑승객이 오르내리는 높이 20m의 승하강 시설은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철거됐다. 2017년 26억원을 들여 특수 제작했지만 올해 초 고철로 4개동 140톤을 전량 폐기했다.

철거와 폐기물 처리에만 2억원이 투입됐다. 제주도는 크루즈선 운항 재개에 맞춰 승하강 시설 추가 제작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 전까지 철재식 이동 시설을 사용할 방침이다.

65억원을 들여 조성한 무빙워크(Moving Walk)도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탑승객들이 여객터미널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이 1.6km의 무빙워크를 설치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태풍에 출입문이 파손돼 760m 구간이 물에 잠겼다. 2019년에도 태풍으로 물바다가 됐다. 2021년에는 천장과 벽면에 누수가 확인돼 보수공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승강기 안전검사를 거쳐 수리에 나섰지만 여전히 일부 구간만 가동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구간은 절반 가량이다. 미운행 구간의 수리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크루즈터미널 운영 정상화도 난관이다. 제주도는 크루즈 운항에 대비해 터미널 내 세관·출입국심사·검역(CIQ) 시설을 점검하고 편의시설 구축에 나섰지만 벽에 부딪혔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은행과 약국, 편의점 임대 공고를 냈지만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입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도는 현장에 환전소만 우선 설치해 외국인 관광객을 받는 상황이다. 나머지 편의시설은 크루즈선 입항 실적을 보며 재공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터미널 내 편의시설에 대한 임대를 추진했지만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며 “당분간 위탁 운영을 맡은 해운조합을 통해 시설 보안과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제주 기항이 예정된 국제 크루즈선은 47척이다. 제주도는 이중 39척을 제주항 국내 크루즈부두 선석에 배정했다. 서귀포강정항에는 9척이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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