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골드’ 주목 제주 용암해수, 새로운 도약 위한 혁신포럼 개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7일 오후 메종글래드제주 2층 크리스탈홀에서 용암해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2023 용암해수 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7일 오후 메종글래드제주 2층 크리스탈홀에서 용암해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2023 용암해수 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1년 내내 수온과 염분 변화가 없고 미네랄 등 유용성분을 함유, 산업적 가치가 높아 ‘블루골드’로 불리는 제주의 용암해수를 활성화하기 위한 혁신포럼이 개최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6일 구좌읍 용암해수단지에서 진행된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용암해수산업 활성화 계획발표’에 이어 7일 오후 메종글래드제주 2층 크리스탈홀에서 ‘2023 용암해수 혁신포럼’을 열었다.

‘용암해수 10년, 혁신성장!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말 그대로 제주만의 독특한 수자원인 용암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용암해수는 화산섬 제주의 현무암층에 의한 정화·여과를 거치면서 유용한 미네랄을 함유한 제주만의 독특한 염지하수다. 사용한 만큼 바닷물이 같은 과정을 거쳐 유입되기 때문에 순환자원으로 평가된다.

제주도는 이 같은 용암해수를 새로운 제주의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2013년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에 용암해수산업단지를 조성, 산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용암해수단지는 용암해수를 활용한 음료나 화장품, 식료품 관련 제조 기업이 입주해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정부 기회발전특구를 활용한 ‘J-해양바이오밸리’를 조성하고 맞춤형 먹는 물-청정소금 생산, 용암해수 테라피 육성, 용암해수단지 규모 확장 등을 통해 ‘블루골드’로 주목받는 용암해수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제주 용암해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제주의소리
제주 용암해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제주의소리

이날 전체적인 용암해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짚어보는 기조 강연은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이 맡았다. 강 원장은 “기후위기 시대 용암해수는 제주도의 선물”이라며 “지속가능한 자원을 어떻게 산업적으로 끌고 갈지 정책 당국은 머리에 담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원장은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지구의 98%를 차지하는 물을 어떻게 지키고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며 “제주도는 1일 1000톤 생산 기준, 약 2만년을 사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순환자원 ‘용암해수’를 보유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용암해수는 연중 수온과 염분, 수소이온농도(PH)가 일정하고 일반미생물이나 총대장균도 검출되지 않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자원으로 풍부한 미네랄도 있다”며 “하와이도 용암해수가 있지만, 취수원이 깊어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활용할 수 없다. 즉, 제주도 용암해수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해양자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자원기반 산업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 중 하나라며 국가적 관점에서의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강 원장은 “안전하고 안정적인 용암해수는 표준화를 통한 혁신체계를 구축하는 데 유리하다”며 “해양신산업을 창출하겠다는 정부의 정책기조와도 맞아 떨어진다. 혁신동력 관점에서도 용암해수는 먹는 물은 물론 해양바이오 산업영역에 대한 무궁무진한 활용토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암해수는 원수 취수에 대한 경제성만 놓고 봐도 우월한 경제성을 갖는다. 일반해수가 10억원, 해양심층수가 150억원이 필요한 데 용암해수는 약 2억원 수준에 그친다”며 “안정적인 수질을 확보할 수 있어 가온 시스템도 필요없다”고 밝혔다. 

강 원장은 “용암해수의 특징을 잘 활용하면 동력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기업이 접근하지 못하는 부분들은 국가연구소나 지자체,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며 “용암해수와 바이오 기술 융합으로 해양바이오 혁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소재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주 전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사진 왼쪽)과 김병진 전 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 ⓒ제주의소리
고영주 전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사진 왼쪽)과 김병진 전 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 ⓒ제주의소리

이어 고영주 전 대전과학산업진흥원장과 김병진 전 부산산업과학혁신원장이 각각 ‘용암해수산업의 지역혁신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화 전략’, ‘용암해수 가치 재발견을 통한 혁신동력 창출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고영주 전 원장은 “나침반이 필요한 용암해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주도하는 혁신정책이 필요하다”며 “이제까지 정부가 혁신을 주도해왔지만, 이제는 지역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을 주도하는 시대”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용암해수 산업이 지역혁신 생태계로 발전하고 글로벌화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계통도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용암해수 관련 기술트리, 산업 지도를 구축하면 분야별, 단계별 효과적으로 연계 협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혁신 제품 개발을 위한 공동 기획 생태계를 조성하고 공동연구를 활성화해 산업을 키워내야 한다”며 “성과물에 대한 실증화와 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개방형 융합실증센터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주를 넘어 초광역 자산을 활용한 산업 활성화도 필요하다. 부산, 울산, 전남 등 해안 지역과 공동 협력 의제를 발굴하면 좋겠다”며 “맞춤형 인재 양성, 용암해수의 강점을 활용한 글로벌화 전략 구축, 지자체와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 전 원장은 “정부 출연 연구소가 용암해수산업의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타지역에 있다고 활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며 “정부 출연인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 연계 협력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진 전 원장은 귀하고 특이한 자원인 ‘용암해수’의 가치를 전국적으로 공유하지 못하고 제주도 안에서만 머물고 있다며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외부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원장은 “용암해수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연 100건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효능을 다룬 기사는 연 5건으로 더 낮다”며 “분명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대외적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용암해수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심리적, 자원적, 입지적 가치로 나눠 접근할 수 있겠다”며 “제주 바다와 용암이 40만년 동안 지켜온 물이라는 것을 토대로 역사성과 청정성을 강조, 내 삶에 중요한 자원이자 귀한 존재라는 가치를 일반화시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했다. 

또 “연중 16도 내외로 수온이 일정한 강점은 바이오 가치를 넘어 화학적 가치로도 확대할 수 있다”며 “해수전지에 의한 발전, 히트펌프를 활용한 지역 냉난방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발굴할 수도 있다. 수온 안정성을 활용해 와인이나 김치를 보존할 수도 있다”고 피력했다. 

김 전 원장은 “용암해수산업단지를 재화 생산 중심에서 가치 생산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며 “산업단지를 확장하면서 시가화 방안을 찾아보면 좋겠다. 부산 센텀산업단지 역시 도시형 단지로 거듭나면서 젊은 사람이 모여들고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암해수는 혁신 자원으로의 가치가 충분하고 큰 확장성을 갖는다. 특히 1차와 3차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며 “용암해수는 제주 대표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으면 글로벌 자원화를 이룰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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