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태동산 방향 단속유예-반대편은 조정
단속 안내 버젓이...철거 및 고시절차 진행키로

29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을 빠져나와 신제주 방향 오르막길에 진입하자 ‘공항로 전일제 중앙차로 버스전용’이라는 적힌 대형 안내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편도 4차선 도로 중 1차선 옆 중앙화단에 ‘중앙차로 대중교통 전용’이라는 또 다른 안내판과 마주하게 된다. 그 옆에는 단속 안내 현수막까지 내걸렸다.

반면 아스팔트 바닥에는 중앙차로(우선차로) 표시를 찾아볼 수 없다. 우선차로를 알리는 파란색 실선이 어느샌가 사라지고 모든 차량이 운행할 수 있는 흰색 점선이 그려져 있었다.

확인 결과 제주시는 2023년 12월부터 제주공항 입구에서 신제주 교차로(해태동산) 방향 오르막길에 대한 우선차로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해당 구간은 2017년 제주형 대중교통체제 개편의 일환으로 처음 도입됐다. 전 원희룡 지사가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 일반 차량 진입을 막는 우선차로로 지정했다.

우선차로는 도로교통법상 버스전용차로가 아니다. 제주특별법 상 특례 조항을 활용해 제주에만 존재하는 도로다. 이에 버스는 물론 택시와 전세버스, 어린이집 차량도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단속 유예 사실을 상당수 도민과 관광객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장 확인 결과 단속 안내판에 따라 거의 모든 차량이 1차선 진입을 하지 않았다.

제주시는 제주도의 요청에 따라 단속을 유예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제주경찰청의 요청으로 일부 단속유예를 시범적으로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공항 입구 우회도로와 지하차도 건설과정에서 경찰청의 요청이 있었다”며 “공항입구에서 다호마을을 지나는 구간에서 운전자들의 혼선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거쳤고 해태동산 오르막길은 단속을 유예하고 공항방향 내리막길은 2차선 중 1차선만 단속하는 것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유관기관 간 협의가 진행됐지만 정작 단속유예 고시나 안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제주도는 이번주 도로교통공단과 현장 점검을 추가로 진행해 우선차로 해제구간과 신호 체계 조정 여부를 재확인하기로 했다.

단속을 유예한 해태동산 방향 오르길의 단속 안내판도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이에 맞춰 공식적으로 단속 해제를 알리는 고시 절차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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