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항 방향 막무가내 주차 눈살
공항 이용객 추정 ‘장기주차장은 한산’

최근 항공기 이용을 위해 제주국제공항을 찾은 이모(42)씨는 지하차도 교차로에서 다소 황당한 모습을 목격했다.

공항 방향으로 진행하던 차량이 교차로 직전 우측 골목길로 빠지더니 곧이어 인도로 진입해 나무가 심어진 화단으로 향했다.

요리조리 곡예 운전을 하던 차량은 조경수로 심어진 왕벚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기어코 주차를 완료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자리를 먼저 선점한 차량 뒤로 바퀴를 인도에 살짝 걸치는 이른바 개구리 주차 차량까지 눈에 들어왔다.

21일 현장을 찾아가 보니 얌체 주차 차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빨간색 인도에 널브러진 흙이 잦은 차량 이동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화단으로 가까이 들어서니 차량 바퀴에 움푹 파인 화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당 구역은 제주공항 지하차도 건설에 맞춰 최근 조성된 화단이다.

지목은 밭이지만 제주특별자치도가 소유한 공유지다. 그 안쪽 사유지에는 밭작물 경작 금지와 불법주차 금지를 알리는 경고문이 내걸렸다.

화단 옆 골목길과 또 다른 공터에도 주차 중인 자동차가 즐비했다. 수입차 세단부터 화물차, SUV, 경차 등 종류도 다양했다.

좁은 골목길에는 주정차를 막기 위해 커다란 바위까지 갓길에 놓여 있었다. 반면 차량들은 보란 듯이 빈 공간을 파고들어 빽빽이 주차를 완료했다.

이중 일부는 인근 사업장 직원이지만 상당수는 제주공항 이용객으로 추정된다. 장기주차에 따른 주차비를 아끼기 위해 얌체 주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단속도 애매하다. 도로교통법상 주정차 금지 구역은 교차로와 횡단보도, 건널목, 소방도로 등이다. 단속 주체도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이 혼재돼 있다.

같은 시각 제주공항 서측에 위치한 P2장기주차장은 텅 빈 주차면이 한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P2주차장은 장기주차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2023년 3월 조성된 신규 주차장이다.

추가 공사를 거치면서 현재는 969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차할 수 있다. 요금은 일반 승용차 기준 최초 30분부터 600원. 이후 매 10분마다 200원이 추가된다. 1일 최대 요금은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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