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지사 "체크 못한 부분 있다...시간 갖고 연구"

2월25일 '판타스틱 아트시티' 관련 MOU체결 장면. <제주의 소리 DB> 
국공유지 매각 등을 놓고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 판타스틱 아트시티가 운명의 갈림길에 섰으나 우근민 지사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제주도는 그동안 12월말까지 SPC(특수목적회사)가 설립되지 않으면 사업을 접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왔고, 사업자와 맺은 MOU에도 12월말까지 SPC 설립이 안되면 협약은 자동으로 효력을 잃는 것으로 돼 있다.

우 지사는 26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판타스틱 아트시티는)기존 개발 방식과 다른 선진국형 개발 방식이다. 제도를 도입하면서 뭔가 조금 이해하지 못한 부분, 우리가 미리 체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시간을 갖고 (방법을)연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조 제주도는 'SPC를 만들어오면 (토지임대)계약을 해주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사업자는)계약을 해야 SPC를 구성할 수 있다고 한다. 금주중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우 지사는 '이전과 다른 개발방식'을 설명하면서 말레시이아 버자야그룹이 개발에 뛰어든 예래휴양형주거단지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막상 버자야가 (토지매매)계약하니까 모든 권한이 버자야로 가버렸다고 하면서 "중도에 작자가 있으면 (부지를)팔아버릴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뒤 "판타스틱은 (사업자가)땅을 전부 사들이는게 아니라 우선사업으로 특정지구를 임대해준 뒤 잘 되면 우리(제주도)가 땅을 팔 것인지 등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지사는 SPC 설립이 늦어지는 사정도 소개했다. "우리나라 자체가 문제"라는 표현을 썼다.

건설회사가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는 임대계약 또는 땅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은행권은 구체적인 계약내용을 요구한다며 낡은 금융거래 관행 때문에 사업자가 SPC구성에 애를 먹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SPC 구성과 임대계약은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것과 같다"며 순서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언급과 맞물려 말미를 더 주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판타스틱 아트시티는 ㈜인터랜드가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일대 510만㎡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해 드라마 환상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국공유지 매각 말고도 지난 2월25일 제주도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인터랜드가 등기부등본에 ㈜인터랜드글로벌로 명시돼 의혹이 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우 지사는 4월21일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차후 의원들을 상대로 사업을 설명하고 그때도 안 된다고 하면 사업을 접겠다"며 사업중단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제주도 관계자는 아직 SPC가 설립되지 않았다는 점 말고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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