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쓰레기의 반격, 위기의 제주] ⑨처리시설 3곳 광역화-제2의 광역소각시설 건설 추진

인간이 입고, 자고, 먹는 모든 순간 쓰레기가 발생한다.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쓰레기는 완전히 없앨 수 없다. 태우거나 땅에 묻는 방법밖에 없다. 제주는 섬이기에 더욱 그렇다. 정주 인구와 관광객의 급격한 증가로 제주섬은 최근 10년 사이 쓰레기 발생량이 급증했다. 기존 매립장은 포화돼 압축 쓰레기가 쌓이고 노후화 된 소각장은 줄줄이 폐쇄를 앞두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는 해마다 처리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발생 대비 처리량을 줄이기 위한 재활용 비율은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고 해양쓰레기와 하수슬러지는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됐다. 소위 '쓰레기의 반격'이다. [제주의소리]는 2022년 신년특집으로 제주의 쓰레기 발생과 처리 현주소를 순차적으로 톺아본다. / 편집자 주

2021년 8월18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주민들이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진입로를 굴착기와 덤프트럭으로 막아서면서 매립장으로 가야할 폐기물 차량 반입이 일시 중단됐다.

주민들은 인근에 들어서는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의 시설 운영권을 요구했다. 제주도가 마을 위탁 운영이 가능한지에 대한 용역을 약속하면서 현재 갈등은 일시 봉합된 상태다.
  
2019년 8월19일에는 제주시 봉개동(회천동) 주민들이 봉개동쓰레기 매립장 출입구를 봉쇄했다. 그 여파로 제주시민들의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한 차량 수십여 대가 일제히 멈춰섰다.

당초 2021년 10월31일자로 폐쇄하기로 한 봉개매립장 인근 음식물자원화시설과 재활용선별시설에 대해 제주시가 사용 연장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서귀포시 색달동에 대체 시설로 추진된 광역음식물류처리시설 공사가 지연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협의 끝에 봉개동 주민들은 음식물자원화시설 사용기한을 2024년 1월로 연장하는데 동의했다.

주민들은 봉개매립장에 야적 중인 압축폐기물과 폐목재도 2023년 2월28일까지 전량 소각하라고 요구했다. 봉개동 매립장도 최종 복토 작업을 진행해 영구 폐기한다는 약속도 이끌어냈다.

2021년 8월18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마을회가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 운영권을 부여할 때까지 해당 공사를 중단하라며 매립장 진입도로를 중장비로 막아선 모습.
2021년 8월18일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마을회가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 운영권을 부여할 때까지 해당 공사를 중단하라며 매립장 진입도로를 중장비로 막아선 모습.

각종 개발과 관광객 증가로 제주 곳곳이 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제주도는 곳곳에 흩어진 각종 폐기물 처리시설을 한 곳으로 일원화 하는 광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핵심은 2020년 11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들어선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다. 2017년 3월부터 601억원을 투입해 하루 500톤 처리 가능한 소각장과 242만㎥ 규모의 매립장을 갖췄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도내 가연성 생활폐기물이 모두 이곳으로 향한다. 매립장의 경우 폐기물 포화로 운영을 중단한 봉개와 동부, 서부매립장을 대체한다. 목표 사용기한은 2054년까지다.

인근에는 또 다른 광역시설인 광역생활자원회수센터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별로 분산된 재활용 선별장을 대체하는 일괄처리 시설이다. 총사업비만 350억원에 달한다.

2023년 하반기 준공하면 도 전역에서 발생하는 재활용품과 대형폐기물을 전담하게 된다. 하루 처리 가능 물량은 재활용품 130톤과 대형폐기물 10톤을 더해 총 140톤 규모다.

제주시 봉개동매립장에 위치한 음식물자원화시설에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이 진입하는 모습.
제주시 봉개동매립장에 위치한 음식물자원화시설에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이 진입하는 모습.

세 번째 광역시설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다. 현재 제주시 발생 음식물 쓰레기는 봉개동 음식물자원화시설, 서귀포시는 색달동 음식물자원화시설에서 각각 처리하고 있다.

제주도는 기존 시설을 모두 폐쇄하고 서귀포시 색달동에 추진하는 광역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루 처리 능력은 기존 시설의 두 배 이상인 340톤이다.

2021년 6월 공사를 시작해 2024년 1월 완공이 목표다. 총사업비만 1069억원이다. 바이오가스로 전력을 생산하는 음식물류폐기물 바이오가스화시설 조성사업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기존 매립용과 소각용, 음식물쓰레기 외에 도외 반출이 반복되고 있는 하수슬러지와 해양쓰레기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제2의 광역소각시설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부지 선정을 위한 공모가 이뤄지고 있다. 하루 처리 규모는 380톤으로 최소 2만7000㎡의 부지가 필요하다. 시설이 들어서면 도내 1일 소각 능력이 500톤에서 880톤으로 늘어난다.

제주시 봉개동매립장에 쌓여 있는 압축폐기물. 제주시는 봉개동소각장을 이용해 압축쓰레기를 전량 소각하고 매립장을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
제주시 봉개동매립장에 쌓여 있는 압축폐기물. 제주시는 봉개동소각장을 이용해 압축쓰레기를 전량 소각하고 매립장을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마을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260억원의 주민 편익시설을 설치까지 약속했다. 시설 운영시 발생하는 폐기물 반입 수수료의 10% 기금으로 조성해 지원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미래의 폐기물로 불리는 전기차 폐 배터리와 태양광 폐 패널 등을 자체 처리할 수 있는 가칭 제주 자원순환종합단지(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화북공업단지와 맞먹는 22만7061㎡ 규모에 약 500억원을 투입해 폐 배터리와 폐 패널 등을 분해해 재사용하고 유기금속까지 추출해 완전 해체하는 능력까지 갖추는 것이 목표다.

신규 시설을 짓기 위해서는 막대한 사업비가 뒤따른다.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부지 선정이 난관이다. 마을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사업추진 자체가 어려워진다.

혐오시설에 대한 인식도 사업추진을 어렵게 한다. 제주도가 쓰레기 처리시설 조성에 동의한 마을을 상대로 대규모 예산을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쓰레기는 인간의 산업화와 함께했다. 일상생활에서 쓰레기는 반드시 흔적으로 남는다. 미래세대에 쓰레기 대란을 전가하지 않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 고민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 끝.

2020년 11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들어선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2017년 3월부터 601억원을 투입해 하루 500톤 처리 가능한 소각장과 242만㎥ 규모의 매립장을 갖췄다.
2020년 11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들어선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2017년 3월부터 601억원을 투입해 하루 500톤 처리 가능한 소각장과 242만㎥ 규모의 매립장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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