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 ② 국토부, 제주 미분양 1722호 급증...거래량 감소, 건설사 부도 위기

부동산 가격이 심상치 않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제주도 아파트와 빌라 등 부동산 가격은 2014년 이후 10만명이 늘어나면서 꾸준하게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려 20%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제주의소리]가 제주지역 부동산 경기를 진단해본다. [편집자주]

레고랜드 여파로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제주시 연동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레고랜드 여파로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제주시 연동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고공행진을 하던 제주지역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10년만에 떨어지는 가운데 거래는 줄고 미분양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김진태 강원도지사발 '레고랜드 사태'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자금을 끌어오려던 사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공사 기계음 소리가 멎은 곳이 부지기수다.

연동지역 호텔과 상가를 비싼 땅값을 주고 매입한 후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으려던 계획이 줄줄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11월30일 발표한 '10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1722호로 사상 최대 수치다. 

고금리에 대출규제,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부동산 거래는 바닥 수준이다. 10월 부동산 거래량은 48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4건에 비해 무려 44.4%가 줄었다.

레고랜드 여파로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제주시 연동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레고랜드 여파로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제주시 연동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10월부터 사실상 제주지역의 경우 '거래 절벽'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지난해 제주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20%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이자 제주시 연동지역에선 소규모 재건축과 호텔.상가를 부수고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는 건축 신고가 쏟아졌다.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연동지역에서만 14곳에서 아파트 건축허가 신청서가 접수됐다. 준공 기준 1337세대  물량이다.

마리나호텔에 이어 삼성전자와 빕스 건물, 뉴코리아호텔과 가이아호텔, 뉴아일랜드호텔, 크라운호텔, 라자관광호텔, 뉴월드호텔도 줄줄이 철거돼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다.

제주도 유흥의 상징이었던 '연동 돔나이트' 역시 철거해 주상복합 아파트 건축허가를 받았다. 

소규모 재건축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제주시 연동 삼덕빌라(110세대), 정안빌라(58세대), 탐라빌라(90세대), 우주빌라(84세대), 미림주택(154세대)이 철거돼 재건축 사업이 시작됐다.

문제는 호텔과 상가를 매입한 후 PF를 통해 자금을 융통하려던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계획이 올스톱된 상태다.

레고랜드 여파로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제주시 연동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레고랜드 여파로 PF로 자금을 조달하는 제주시 연동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는 김진태 강원지사가 레고랜드 사업을 위해 빌렸던 돈을 강원도가 갚지 않게다고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면서 불거졌다. 여파는 컸다. 대한민국 채권시장 전체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부동산 개발을 하게 되면 PF을 통해 자금을 융통해야 하는데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자금은 웬만해선 끌어올 수 없게 된 것이다.

레고랜드 사태가 장기화 되면 제주시 연동 지역 호텔과 상가 건물이 철거되지도 못한 채 흉물로 오랜기간 동안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

제주시 관계자는 "제주시 연동의 뉴크라운, 마리나호텔, 라자호텔, 삼성전자 제주점, 빕스 건물 등 6~7곳이 PF를 통해 건설자금을 모으려 했지만 사실상 레고랜드 사태 이후 중단된 상태"라며 "비싸게 땅을 산 후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사업수지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제주지역 중견 H건설업체 대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한 자금 융통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앞으로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제주지역에서도 쓰러질 건설사들이 다수 나오게 될 것"이라고 업계의 우려를 전했다. 

고성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제주지부장은 "10월부터는 사실상 거래가 거의 없는 절벽 상태"라며 "대규모 단지에서도 매물이 간혹 나오지만 거래가 안되고 있다. 미분양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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