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탐나는가치 맵핑(1)] 마을공동목장(30) / 안덕면 덕수리공동목장
각종 규제-세금 부담 얽혀 빛바랜 공동체 가치 “행정은 현실 모른다”

무심코 지나쳤던 제주의 숨은 가치를 찾아내고 지속 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지역 문제나 의제를 주민 스스로 발굴해 해결해가는 연대의 걸음이 시작됐다. 지역 주민이 발굴한 의제를 시민사회와 전문가집단이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한 뒤 문제해결까지 이뤄내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프로젝트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와 함께하는 ‘공동기획 - 탐나는가치 맵핑’은 풀뿌리 민주주의와 주민참여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한 연대가 될 것이다. 이번 도민참여 솔루션이 잊히고 사라지는 제주의 가치를 발굴·공유하고 제주다움을 지켜내는 길이 될 수 있도록 도민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드린다.  [편집자 주]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예로부터 내려온 공동체 자산을 지키고 어떻게든 활용해보기 위해 발버둥 쳐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규제와 세금 부담은 공동체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희미하게 한다.

말과 소를 방목하지 않고 축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축산 환경의 변화는 공동체의 자산인 마을공동목장의 쇠퇴를 불러왔다. 이 틈을 노린 개발업자들은 목장을 사들여 골프장이나 리조트를 목 좋은 곳에다 지었다.

마을공동목장을 방문할 때마다 “여기가 원래 숲, 곶자왈이 아니라 다 초지였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활용하지 않게 된 목장은 수풀이 우거진 곶자왈로 변했고, 활용하려고 해도 이젠 규제에 가로막혀 다른 방법을 찾기도 힘든 현실이다. 

자연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는 바람직하나, 목장조합의 입장에서는 족쇄가 된다. 활용하고 싶어도 활용할 수 없는 데다가 드넓은 토지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세금만 계속 내면서다.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공동목장’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군유지로 편입된 마을공동체 자산을 소송을 통해 겨우 찾아왔지만,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됐다. 방목하지 않는 축산 환경의 변화, 과거 조림사업으로 심은 나무 등 이유로 목장은 이미 ‘곶자왈’이 됐다. 

세금을 낼 수 있어야 마을공동체 자산을 유지할 수 있지만, 정작 세금을 마련할 재원은 없다. 마을공동목장을 활용하고 싶어도 마땅한 방법이 없는 현실이다. 문창국 덕수리공동목장 조합장은 “행정이 현실을 모른다”고 일침을 가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공동목장 문창국 조합장. 그는 각종 규제와 세금 부담 고충을 토로하며 "현실에 안 맞는 규제가 너무 많다. 마을공동목장을 한 번이라도 돌아보면 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공동목장 문창국 조합장. 그는 각종 규제와 세금 부담 고충을 토로하며 "현실에 안 맞는 규제가 너무 많다. 마을공동목장을 한 번이라도 돌아보면 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 이야기를 들었다.

덕수리공동목장은 최근까지 조합원이 방목했지만, 이마저 규제에 가로막혀 못하게 됐다. 별도 수익은 전혀 없고 재산세만 내고 있다. 

덕수리공동목장조합은 비교적 최근인 3년 전쯤 200명의 조합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과거 조합이 있었지만, 목장이 군유지로 넘어가고 소송을 통해 되찾는 과정에서 와해됐다. 이후 마을회가 계속해서 관리해오다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조합이 새롭게 결성된 것이다.

덕수리목장은 수익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재산세 부담만 늘면서 목장 운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세금 재원은 마을회에서 지원받거나 조합 결성 당시 조합원들이 낸 회비로 충당하는 처지다.

덕수리공동목장은 덕수리 주민들을 위해 이용돼왔다. 마소를 방목해 기르는 목장이자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땔감을 찾는 곳이기도 했다. 심지어는 목장 위쪽 일부 부지인 ‘알장’은 매각이 이뤄져 덕수초등학교를 재건하는 데도 쓰였다. 

대다수 마을공동목장이 중산간에 있는 것과 달리 덕수리공동목장은 바다와 직선거리 2km도 안 되는 곳에 있다. 위치나 환경 모두 매력적인 곳이지만,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조합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목장부지 끝에 있는 못. 과거 우마를 방목할 때는 이곳 물을 식수로 사용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목장부지 끝에 있는 못. 과거 우마를 방목할 때는 이곳 물을 식수로 사용하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문 조합장은 “지금 제일 어려운 점이 세금이다. 소득은 하나도 없는데 세금은 꼬박꼬박 내야하고, 그렇다고 이걸 개발하거나 활용할 수도 없다”며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해보려고 노력하는 중인데 갑갑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과거 군유지로 편입됐을 때 조상 대대로 내려온 땅을 절대 빼앗길 수 없다는 마음으로 소송을 벌여 겨우 되찾은 땅”이라며 “법원 조정판결도 불복하고 되찾은 땅이다. 선례를 만드니 다른 목장들도 닦인 길을 따라 땅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과거 덕수리공동목장은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직법이 공포된 이후 기초지자체가 시군 체제로 바뀌면서 군유지로 넘어갔다. 리 단위 마을 재산도 행정 최하위 조직은 군의 재산이라는 개념으로 목장이 군유지가 된 것. 

이렇게 마을공동목장 재산을 행정에 넘기게 된 덕수리공동목장조합은 법이 폐기된 이후 변호사 이야기를 듣고 마을회 명의로 소송을 통해 되찾았다. 그래서 덕수리공동목장 지분은 조합과 마을회가 함께 갖는다. 

이런 사례는 다른 목장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기록이나 문서가 없는 곳은 땅을 되찾으려 해도 엄두를 못 낸다. 제주4.3당시 중산간에 있었던 목장과 마을 특성상 기록이 모두 불타 없어져 증명할 길이 사라진 곳도 많다.

문 조합장은 “과거에는 마소를 방목했다. 많이 할 때는 300마리까지 소들을 풀어뒀고 해마다 한두 차례는 출력을 통해 다 함께 목장을 관리했다”며 “최근까지도 몇 마리 있었지만, 행정에서 방목하지 말라고 해 이젠 방목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에 안 맞는 규제가 너무 많다. 마을공동목장을 한 번이라도 돌아보면 현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곶자왈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활용은 못 하게 하면서 세금만 내라고 하니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 (사)제주생태관광협회,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탐나는가치 맵핑(mapping)’ 마을공동목장 프로젝트팀은 지난 22일 덕수리공동목장을 탐방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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