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등봉아트파크, 제주시에 협의 요청
사업비 분양가에 반영 10억원 넘을 듯

제주 최초의 도시공원 민간특례 사업인 오등봉공원 사업이 착공을 앞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총사업비 산정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약서 체결 시점도 어느덧 3년을 넘어섰다.

22일 제주시에 따르면 오등봉공원 공동 개발사업시행자인 ㈜오등봉아트파크가 최근 협약서 변경을 위한 협의 요청을 하면서 자체 검증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은 민간업체가 미집행 공원 용지를 매입해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는 사업이다. 나머지 30%는 아파트를 건설해 분양 수익을 얻는다.

제주시는 2019년 11월 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이어 2020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그해 12월에는 제주시와 ㈜오등봉아트파크가 협약서를 작성했다.

공모 당시 분양과 기타수입을 포함한 사업총수익은 9068억원이었다. 이중 수익률 8.91%(807억원)와 공공기여투자비 100억원을 제외한 총사업비용은 8162억원이다.

민간사업자는 사업총수익에서 총사업비용과 법인세 등을 뺀 608억원의 약정수익을 보장받기로 했다. 해당 내용은 협약서에 명시돼 현재도 효력이 발생한다.

문제는 사업이 늦춰지면서 토지 보상비와 인건비, 자재비, 금융비 등이 대폭 올랐다는 점이다. 협약서에 따르면 사업비 상승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양측이 재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

협상이 지연된 이유는 공원시설 내 어린도서관 신축과 음악당 건설, 초등학교 신설에 따른 협의가 매끄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시가 시설 확대를 요구하면서 민간사업자의 비용 부담이 덩달아 늘었다. 실제 공원시설 내 도서관과 음악당 부지면적이 기존 5만7342㎡에서 7만3307㎡로 대폭 늘었다.

공원시설 내 비용 상승은 총공사비 증가로 이어져 결국 아파트 분양가에 반영된다. 당초 공원시설 기부채납 비용은 2330억원으로 추계됐지만 이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민간사업자는 최근 제주시에 비용 증가에 따른 협약서 변경을 요구하면서 총사업비 1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년 전 8162억원 대비 6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를 적용하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최소 2800만원대로 오른다. 발코니 확장을 포함하면 3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 경우 전용면적 85㎡ 기준 분양가는 10억원을 넘어선다.

양측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공원시설 내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980㎡의 어린도서관과 지하 2층, 지상 2층, 연면적 2만6000㎡의 음악당(1200석) 건설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음악당의 경우 공사 기간이 최소 36개월 가량 소요돼 사업 자체가 더 늦춰질 수도 있다. 도시공원 민간특례는 공원사업을 먼저 끝내야 아파트 준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총사업비 산출 근거를 분석해 내년 협의에 나서게 된다. 수익을 내세운 민간사업자와 공익을 위한 제주시의 의견이 맞서면서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제주시는 공원조성계획 추가 변경을 거치게 된다. 이후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공원위원회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공원시설 조성 사업이 시작된다.

아파트 건설은 공원시설 착공 이후 추진된다. 협약서 변경 시점을 전후해 최종 분양가도 정해진다. 최근 미분양 사태를 고려하면 분양가 산정이 민간특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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