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도정 핵심부서 고참 대신 70년생
역대 최대 100여명 인사교류에 ‘아우성’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조직개편 1년 만에 단행된 인사는 대규모 자리 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사 관행을 흔들며 공직기강 확립에 나섰지만 행정시 인사까지 깊숙이 개입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인사권 제한이라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19일 제주특별자치도는 승진 144명을 포함해 864명 규모의 2024년 상반기 정기인사 명단을 사전예고하고 22일자로 임명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인사는 정년을 앞둔 간부들이 많지 않아 국장급 승진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파견과 교육에 나선 간부들이 줄줄이 복귀하면서 연쇄적인 자리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눈에 띄는 부분은 1970년대생의 전면 배치다. 지난해 조직개편에 따라 핵심 부서로 등장한 경제활력국장 자리에는 1970년생인 김인영 전 예산담당관이 낙점됐다.

오 지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우주산업 등을 담당할 혁신산업국장도 1970년생인 양제윤 기후환경국장을 발탁했다. 문화체육관광국장도 1970년생인 김양보 부이사관을 발령했다.

반면 고참인 허문정 기획조정실장과 문경삼 농축산식품국장, 고종석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 사무국장 등 고참들은 줄줄이 파견 길에 올랐다.

오 지사는 이를 직무와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존 관행을 깨고 젊은 국장을 전면에 배치한 것도 역동적인 도정을 구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공직자들의 발탁도 눈에 띈다. 김인영 경제활력국장과 강애숙 기후환경국장, 송은미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장, 김미영 제주RIS사업단 등 여성 간부들이 현안부서에 포진됐다.

민선 8기 도정의 정책 개발과 기획 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정책기획관 기획팀장에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인 안혜영 투자유치팀장이 발탁됐다.

인사 교류도 역대 최대 규모로 단행됐다. 문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등 중앙부처 신규 파견이 이어지면서 전체 파견 인원만 42개 기관에 65명에 달한다.

제주도와 행정시간 인사 교류도 역대급이다. 행정시 내부의 정체된 인사 분위기에 변화를 준다는 이유로 역대 가장 많은 100명 규모의 인사 교류가 이뤄졌다.

오 지사가 정기인사를 열흘 가량 앞두고 양 행정시의 부시장을 선제적으로 교체하면서 일찌감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실제 행정시 국장급까지 도청으로 불러들이면서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승진 명단을 두고 지사와 시장이 이견을 보였다는 말까지 회자되면서 행정시 공직 내부가 들썩였다.

일각에서는 기초자치단체 부활 등 풀뿌리를 내세운 오영훈 도정이 오히려 행정시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대대적인 인사교류에 대해 오 지사는 양 기관의 협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다양한 업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지사는 취임 2년 차를 맞아 승진 발탁제를 포함해 성과 관리와 평가 체제 개편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단행한 대대적으로 인사교류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민선 8기 도정 중반기를 맞아 2차 조직개편 움직임도 있다. 오 지사는 지난해 1월 원희룡 전임 도정의 색채를 지우고 정무부지사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부서 개편에 나섰다.

다만 의회와의 소통을 책임질 정무부지사가 중도 사퇴하고 개인적인 사법리스크까지 남아 있어 조직 장악을 위한 인선과 조직개편이 어느 선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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