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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서부경찰서, '기자 폭행 논란' 수사 설명...자세한 질문엔 "확인해 줄 수 없다" 반복

제주시청 간부와 현직 기자간 폭행 논란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사건 당시 증거물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오전 제주서부경찰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폭행 논란 당시 상황과 수사 진행 사항 등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1시40분쯤 신제주 제원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제주도내 일간지 H기자(42)와 백광식(57) 제주시 도시건설교통국장 등 2명이 있었다. 

H기자와 백 국장이 처음 마주친 곳은 도보로 2~3분 거리의 그랜드호텔 사거리다. 우연히 마주친 이들은 도보로 이동 중, 제원사거리 인근에서 H기자와 백 국장 간에 고성이 오갔고,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는지, 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백 국장은 20여분 뒤 20일 0시에 노형지구대를 직접 방문해 진술서를 작성했고, 사건은 이날 오전 10시 서부서로 넘겨졌다. 

백 국장은 이날 0시 노형지구대 방문 전, 사건 현장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차를 발견해 "자신이 폭행 당했다"며 경찰에 알렸지만, 경찰은 단순 시비로 판단했는지 현장에서 관련자들을 돌려보낸 것으로 보인다.  

백 국장은 20일 오후 4시께 H기자에게 팔꿈치로 폭행을 당한 증거자료라며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앞서 오후 3시 경찰은 사건당시 현장에 있던 광고물 제작업체 대표 K(61)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K씨가 시간을 미루면서 참고인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K씨가 경찰 조사를 미룬 뒤 H기자와 입을 맞췄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은 “그 부분도 수사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튿날인 21일 오전 11시 경찰은 K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고, 22일 오후 7시쯤에는 H기자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백 국장은 참고인과 피의자 조사가 모두 이뤄진 다음 날인 23일 오전 5시50분쯤 K씨의 자택이자 사업체가 있는 건물 4층에서 뛰어내렸다.

백 국장은 이날 새벽 투신 직전, K씨 건물로 찾아가 만남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다만, K씨가 키우는 개가 백 국장의 인기척에 짖기 시작하자 K씨의 부인이 문 밖으로 나섰고, 백 국장과 마주쳤다.

이어 K씨 부인이 개가 더 이상 짖지 않게 추스르는 사이에 백 국장이 바로 앞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백 국장은 현재 제주시 한라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복강출혈과 허리 등을 많이 다쳐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H기자를 상대로 상해와 협박(해악고지) 혐의로 조사를 진행중이며, 백 국장 투신과 관련해 K씨와 K씨 가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경찰은 백 국장과 H기자가 만날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증거물을 확보했지만, 그 증거물이 CCTV인지, 차량 블랙박스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이 사건에 쏠린 지대한 관심을 감안해 기자들이 증거물이나 피의자, 피해자, 참고인 진술 등에 대해 물어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경찰은 “폭행 논란 사건과 투신은 별도로 수사를 진행중”이라며 “양측의 주장이 다른 부분이 있다. 이번주 내로 사건을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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