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국강연회 참가자들이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원들에게 나가라고 항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일부 참석자 성조기 들고 등장...신구범 전 지사, 계속된 질문에 "강연 듣고 판단하라"

[기사 보강 = 17: 00] '박근혜대통령 탄핵 반대 강연' 의혹을 사고 있는 제주 시국강연회가 예정대로 열렸다. 

6일 오후 2시부터 제주시 조천읍 제주항일기념관에서 열린 ‘자유·법치 사회 회복을 위한 시국강연회’에는 참석자들이 온몸에 태극기를 두르고 등장했다. 일부 참석자는 성조기를 들고 나타났다.  

강연에 앞서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와 서경석 목사는 만나 서로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들 사이에 많은 취재진이 몰려 “강연 장소를 항일기념관으로 선택한 이유, 강연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자 신 전 지사는 “강연을 들어보면 알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우리가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다. 강연을 듣고 판단하라”고 했다. 

서 목사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대답하지 않았다.  


▲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와 서경석 목사. ⓒ제주의소리
강연회에 앞서 문화예술인들과 시민사회단체 몇몇 회원이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강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강연이 시작되자 강연장 안으로 들어와 피켓을 들고 섰다. 이에 시국강연회 참석자들은 “빨갱이들은 나가라”라고 외치며, 피켓을 부수기도 했다. 한 남성은 “나 술 먹었다. 빨갱이 나가라”라고 외쳤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원 30여명이 현장을 찾아 이재부 항일기념관장에게 항의했지만, 이 관장은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하고는 자리를 피했다. 

참가자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교육할 예정이었던 김재희(KT 제주지사) 강사는 "(시국강연회가)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앞서 제주도는 이날 오전, 강연회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서경석 목사의 강연을 빼 줄 것을 주최측에 요청하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관 자체를 취소하도록 했다. 

대표적 보수 우익 인사로 꼽히는 서 목사는 제주4.3을 좌익폭도들에 의한 무장반란이라고 주장해 4.3유족과 제주도민들의 공분을 사왔다. 

▲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시국강연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이날 시국강연회에서 진행된 '스마트폰 활용법'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특정 어플리케이션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졌다. 

실제 행사 홍보물에는 '유익한 언론 매체'로 정규재뉴스, 조갑제닷컴, 미디어워치, 미디어펜, 미래한국, 신의한수, 올인코리아 등이 언급됐다. 대부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온 매체들이다.  

1인 미디어 정규재뉴스를 진행하는 정규재씨는 한국경제 주필로, 지난달 25일 설 연휴를 앞두고 정규재TV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 대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명에 할애했고, 논란이 되고 있는 세월호 7시간 행적이나 최순실 일가와의 관계 등 문답은 전혀 없어 논란이 잇따랐다. 

이날 강연에서 신백훈 '자유대한민국 수호와 반공 애국' 사이버 의병단 전국 연락책(하모니십연구소 대표)과 서경석 목사, 신구범 전 지사 모두 촛불집회 주최측을 '빨갱이' 로 규정하며, 참가자들에게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참석을 독려했다.  

참석자들 중 상당수는 육지부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행주치마 의병단'이란 이름을 내세웠다.  
▲ 시국강연회 참가자가 강연 반대 피켓을 뺏으려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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